세종시 수정안 부결 회견… 3일 李대통령 귀국후 공식 사의표명할 듯

정운찬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중앙청사에서 세종시 수정법안 부결에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정 총리는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발표한 ‘국회의 세종시 법안 처리와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에서 “저는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책임질 일이 있으면 반드시 책임을 진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총리직 사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마치고 7월 3일 귀국하면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공식 표명할 가능성이 크다. 정 총리는 지난달 중순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을 독대하고 이미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은 제가 짊어져야 할 이 시대의 십자가였다. 지난해 9월로 다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저의 선택은 똑같을 것”이라며 “정의와 이성에 호소하면 결국은 문제가 풀릴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의 미래와 충청지역 발전을 위해 무엇이 진정 옳은 것인지 헤아려 달라는 저의 목소리는, 충청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정치인들의 목소리에 가려 크게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안타깝지만,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며 국회의 결정에 따라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의 취지대로 세종시를 좋은 도시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더는 이 문제로 국론이 분열돼서는 안 되며 모든 논란과 갈등도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