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전 부심 맡은 정해상 씨
“비디오 판독-스마트볼 도입
흐름 중요한 축구엔 안맞아”

남아공 월드컵이 최근 잇따른 오심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이 29일 남아공 프리토리아 오덴달 고등학교에서 심판 훈련 현장을 공개했다. 최근의 논란을 반영하듯 400여 명의 취재진이 현장을 찾아 이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두 개의 운동장에서 나눠 열린 훈련에서 부부젤라 소리를 스피커로 크게 틀어 실제 경기장 분위기를 자아냈다. 현지 대학 축구선수들이 나와 프리킥, 패스 등 실제 상황을 재현했고 심판들은 조를 이뤄 판정 훈련을 반복했다.
이날 훈련에는 한국인 심판으로는 유일하게 이번 월드컵에 참여한 정해상 국제심판(39·사진)도 참가했다. 정 심판은 조별리그 우루과이-프랑스, 스페인-온두라스, 파라과이-뉴질랜드 등 3경기에서 부심으로 활약했다.
오심 방지를 위한 비디오 판독과 스마트볼 도입에 대해 정 심판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정 심판은 “축구같이 흐름이 중요한 경기에서 비디오 판독이 도입된다면 경기 자체의 재미가 반감된다. 스마트볼도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FIFA에서 도입을 꺼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20여 명의 심판 사이에서 정 심판은 또 다른 태극전사다. 정 심판은 한국의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에 배정됐던 심판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공정한 심판을 부탁했다. 정 심판은 “아르헨티나전에서 부심을 맡았던 벨기에 심판이 찾아와 ‘두 번째 골이 오프사이드였는데 깃발을 들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우루과이전 주심을 봤던 독일 심판이 ‘한국은 운이 없었던 것 같다. 정말 좋은 경기를 했는데 아쉽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기 진행에 방해가 될 정도로 시끄러운 부부젤라의 규제에 대해 정 심판은 “90분간 그라운드에 있다 보면 귀가 멍할 정도다. 경기를 뛰는 선수들도 서로 간에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정도로 문제가 있긴 하다”며 “그래도 FIFA에서 인정을 한 만큼 경기의 일부분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8강전 부심으로 배정된 정 심판은 “월드컵에서 자국 심판이 있고 없고는 아주 큰 차이다. 한국에서도 부심뿐 아니라 주심이 나와야 한다”며 심판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16강전 오심심판들 8강전 제외
프리토리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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