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맞추고 부기 빼고 물 빼고경기 앞두고 초긴장 상태아픈 티 안내고 묵묵히 훈련주영 투지에 모두 하나로 뭉쳐
박주영(오른쪽)이 지난달 4일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캄플 경기장에서 족구를 하던중 가위차기를 하며 땅을 짚은 왼쪽 팔꿈치가 탈골됐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박주영이 누구인가. 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로 국민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그가 아닌가. 축구는 발로 하지만 팔은 몸의 중심을 잡아주고 방향 전환과 다양한 기술을 발휘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주영의 팔꿈치 부상은 대표팀 전력에 큰 차질을 줄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곧바로 정복술(뼈를 맞추는 시술)을 실시하고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시켰다. 다행히 뼈는 잘 맞았다. 정복이 늦으면 중요한 신경을 건드려 자칫 팔이 마비될 수도 있다. 박주영이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왼쪽 팔꿈치 습관성 탈골이 있었다고 하지만 탈골은 의학적으로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의무팀은 박주영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박주영의 컨디션 난조는 대표팀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고주파와 레이저 치료기로 ‘부기 빼기 작전’을 닷새간 집중 실시했다. 목표는 17일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B조 2차전까지 컨디션을 정상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스를 2-0으로 꺾고 아르헨티나 경기를 앞두고 팔꿈치에 물이 차기 시작했다. 물이 찬다는 것은 부기가 빠지는 마지막 단계다. 물을 두 번 빼주자 박주영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치료 과정에서 박주영의 투지를 다시 봤다. 팔꿈치를 다친 날 바로 숙소로 돌아가도 되지만 “내가 빠지면 안 된다”며 끝까지 훈련을 지켜봤다.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이 “괜찮냐”고 물으면 활짝 웃으면서 “걱정 말라”고 했고 오히려 의무팀을 위로했다. 훈련할 때 팔이 부자연스러운 것은 아직 통증이 남아 있다는 뜻이지만 개의치 않았다. 16강이란 목표로 하나가 된 대표팀의 분위기를 자신의 부상 때문에 깨선 안 된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대표팀 주치의·유나이티드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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