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에서 내려 가방을 살펴보니 안에는 현금과 수표가 가득했다. 박 국장은 가방 안에 들어 있던 작은 수첩에 적힌 사람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가방 주인을 수소문했고, 결국 김모 씨(74)를 찾아내 가방을 돌려줬다.
가방에 들어 있던 돈은 5만 원권 2000만 원을 비롯해 1만 원권과 수표를 합쳐 1억2000만 원. 김 씨는 충남 아산시에 사는 아들이 상점 계약금이 필요하다고 해 급히 돈을 마련해 KTX를 타고 가다 실수로 돈이 든 가방을 놓고 내린 것. 김 씨는 “나중에야 이를 알고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로 밥도 못 먹고 넋을 놓고 있는데, 부산에서 전화가 와 한숨 돌렸다”며 “눈 뜨고도 사기를 당하는 게 요즘 세상인데 이렇게 양심 있는 분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