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전당대회 예비후보자 정견발표회에서 출마 후보들이 당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혜훈 김성식 한선교 남경필 조전혁 홍준표 서병수 주성영 정두언 안상수 김대식 정미경 후보. 이성헌 후보는 같은 시간에 열린 자신의 출판기념회 때문에 이 발표회에는 늦게 참석해 사진에 나오지 않았다. 주성영 의원은 이날 저녁 출마 의사를 접었다고 밝혔다. 김경제 기자
[1]안상수-홍준표 대표 경쟁
“안정된 후보” “독주 반감” 입씨름
18대 전반기 국회에서 원내대표를 지낸 안상수 홍준표 의원은 서로 “내가 1위를 차지해 당 대표가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모두 검찰 출신으로 15대 국회에 나란히 들어와 4선의 중진으로 성장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두 사람은 날카롭게 맞서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정견발표에서 “승리하는 한나라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안심할 수 있는 안정된 후보, 검증된 후보가 필요하다”고 홍 의원에게 선제구를 날렸다. 홍 의원의 ‘튀는’ 언행이 불안하다는 당내 친이(친이명박)계 일각의 기류를 대변한 것이다.
이에 맞서 홍 의원은 “(6·2지방선거 패배 원인은) 지난 1년 동안 밀어붙이기 식의 독선과 독주에 대한 반감”이라고 반격했다. 안 의원의 밀어붙이기식 스타일이 지방선거 후 급물살을 탄 쇄신의 흐름과 맞지 않다는 당내 일각의 우려를 지적한 것이다.
[2]쇄신-개혁 대표 주자는
남경필-정두언-김성식 3파전
소장파 그룹은 저마다 자신이 쇄신과 개혁을 대변할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4선이지만 40대인 남경필 의원과 친이계 재선 정두언, 초선 쇄신파 김성식 의원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남 의원은 “변하지 않으면 다 망한다. 남경필이 곧 변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나는 대통령을 향해 ‘노(No)’라고 말하는 통상적이지 않은 사람”이라며 “변화와 개혁은 사람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의원은 “나는 계파에 얽매임 없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일관된 목소리를 냈다”고 주장했다.
[3]“내가 친박 대표” 4명 출사표
“자칫 공멸” 내부 교통정리 나서
출사표를 낸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는 3선의 서병수 의원을 비롯해 이성헌 이혜훈 한선교 의원 등 5명이나 된다. 이들은 모두 ‘박근혜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부산이 지역구인 서병수 의원은 “나는 박 전 대표와도 가깝고 친이계와도 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의 친박인 이성헌 의원은 슬로건으로 아예 ‘박근혜를 지키겠습니다’를 내걸었다. 한선교 의원 역시 “박근혜 밑에서 정치를 배웠다”며 박 전 대표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친박계 여성인 이혜훈 의원도 친박 성향 표와 여성 표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친박 진영 내부에서는 친박 후보가 난립할 경우 공멸이라는 우려 때문에 중진들이 주말까지 후보를 2명 정도로 압축하는 교통정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친박계 주성영 의원은 이날 저녁 출마 의사를 접었다.
[4]여성 최고위원은 누구
친박 이혜훈-친이 정미경 대립
여성 최고위원을 놓고 경쟁하는 친박계 이혜훈 의원은 “나는 할 말하는 경제통, 세 아이 엄마”라고 강조했다. 친이계 초선 정미경 의원은 ‘초심을 잃지 않는 후보’임을 내세웠다. 두 의원이 대표 및 최고위원 당선권인 5위 안에 들지 못해도 두 의원 중 다수 득표자는 ‘여성 몫’ 최고위원이 된다.
친이계 김대식 전 전남도지사 후보는 “호남 출신 평당원이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대표된다는 것이 대단한 변화”라며 ‘호남 주자론’을 폈다. 그는 관행으로 돼 왔던 호남 배려 지명직 최고위원을 거부하며 배수진을 쳤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 명단을 공개했던 조전혁 의원은 “저는 시민사회에서 투쟁했다. 그 야성과 근성은 지금 국회의원이 됐지만 전혀 줄지 않고 있다”며 ‘행동하는 보수’임을 강조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