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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간첩에 대한 경각심과 보안의식 높여야

입력 | 2010-07-05 03:00:00


전향한 남파(南派) 무장간첩이 북한 공작원에 포섭돼 다시 간첩행위를 하다 붙잡혔다. 올 4월 이후 적발된 5번째 간첩 사건이다. 4월에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암살하기 위해 침투한 간첩 2명을 비롯해 2건의 간첩사건이 적발됐다. 5월에는 중국에서 인터넷 채팅으로 포섭한 사람들을 상대로 간첩활동을 하던 여간첩을 포함해 2명이 체포됐다. 북한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우리 사회에 간첩을 침투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간첩은 적발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체포된 공작원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크다. 몇 명의 간첩을 잡았다고 안심하기보다는 우리 사회에 훨씬 많은 북한 공작원이 암약하고 있다는 경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북한이 대남(對南)적화 전략을 포기하지 않는 한 간첩을 통해 남한의 국가기밀을 빼내고 혼란을 부추기는 공작은 계속될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햇볕정책을 추진하면서 간첩을 체포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 그때라고 북한이 간첩을 내려 보내지 않았을 리는 없다. 간첩 잡는 정보수사기관인 국가정보원의 원장은 1, 2차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귀엣말을 나누며 국민의 대북 경각심을 무장해제시켰다. 경찰청 보안파트는 탈북자 관리나 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 들어간 386 운동권 출신들의 압력으로 일심회 간첩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다는 전 국정원장의 증언도 있었다.

풀어진 보안의식을 다잡지 않으면 간첩들이 무슨 일을 벌일지 알 수 없다. 군 정훈장교와 사귀던 남파 여간첩은 기무사 요원의 안내를 받으며 군부대 순회 안보강연을 했다. 현역 육군 소장이 북한에 포섭된 전직 안기부 공작원에게 군사기밀을 넘겨준 혐의로 구속되는 충격적인 사건도 발생했다. 최근 적발된 간첩 사례에서 보듯 북한은 탈북자와 중국 동포를 대남공작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터넷 공간도 북한의 공작 무대로 변했다.

정보 수사기관의 대공(對共)기능 강화가 시급하다. 국민도 주변에 간첩이 침투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대남공작 마수를 차단하지 못하면 국가안보가 위태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