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사령탑은 독이 든 성배로 불린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바로 칼바람을 맞기 때문이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둔 감독들도 여지없이 짐을 싸고 있다.
네덜란드에게 1-2로 덜미를 잡혀 4강 문턱에서 탈락한 브라질의 카를루수 둥가 감독은 재계약에 실패했다. 2006년 8월 지휘봉을 잡은 둥가 감독의 계약 기간은 이번 남아공 월드컵까지였다.
최악의 성적을 거둔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벌써 새 감독 선임까지 마쳤다. 프랑스는 조별리그 A조에서 꼴찌(1무 2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6년간 사령탑을 맡아 2006년 독일 월드컵 준우승 등 준수한 성적을 냈던 레몽 도메네크 감독은 자국 의회 청문회에 소환되는 불명예를 겪고 해임됐다. 로랑 블랑 전 지롱댕 보르도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이탈리아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도 자국에서 거센 비난을 받으며 물러났고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과 조별리그 B조에 함께 속했던 팀 감독들도 마찬가지. 독일 출신 오토 레하겔 그리스 감독은 포르투갈 출신의 페르난도 산투스 감독으로 교체됐다. 나이지리아의 라르스 라예르베크 감독도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도 4강 진출 실패 뒤 사임의사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