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은 무자비와 우둔, 혼돈으로 가득 차 있다. 공화당은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라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하는 모든 일을 막으려는 냉소적 계산을 하고 있다. 거기엔 국민의 경제적인 고통을 완화해주는 정책도 포함돼 있다.
샤론 앵글 상원의원 후보(공화·네바다)는 “실업자들이란 실업수당을 받아먹기 위해 고의로 직업을 갖지 않는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는 “실업상태에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고개를 숙이고 정직하게 일자리를 얻을 필요가 없다”며 “우리가 정부에 너무도 많은 권한을 주었기 때문에 시민들을 응석받이로 만들었다”고 개탄한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적어도 몇몇 정치인이 실업수당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존 킬 상원의원(공화·애리조나)은 “실업수당 연장은 사람들로 하여금 구직 동기를 꺾기 때문에 실업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믿음이 왜 치명적 실책인지 이야기해보자.
먼저, 실업수당이 구직 동기를 축소시킬 것인가. 그렇다. 실업수당을 받는 근로자들은 수당을 못 받는 근로자만큼 절박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직업을 찾는 과정에서 ‘약간’ 더 까다로울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약간’이다.
경제가 호황일 때는 후한 실업수당이 고용을 낮추는 효과를 주는 것이 사실이다. 근로자의 근로의욕이 성장을 더욱 촉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나 인정하듯 현재는 경기호황 상황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일자리 1개에 5명이 매달리는 상황이다. 실업수당을 삭감하면 실업자들은 더욱 필사적으로 구직에 매달릴 것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없는 일자리를 찾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이유는 또 있다. 현재 일자리 부족의 중요한 이유는 소비자의 구매력이 크게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실업수당을 통해 돈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것은 소비지출을 진작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의회예산국도 실업 보조금을 고효율 경기부양책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와 비교했을 때 실업수당 지급은 일자리를 더욱 빨리 창출해낼 수 있는 처방이다.
과연 이러한 논쟁을 끝낼 수 있을까. 솔직히 공화당원들에겐 기대하기 힘들다. 미 의회에는 실업자 보조금 정책을 반대하는 중도주의 민주당 의원들도 있다. 자신의 오류를 깨닫고, 뒤로 물러날 수 있는 용기는 그들 자신에게 달렸다.
폴 크루그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