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패션타운 거리 ‘짝퉁 야시장’ 부활… 오후 8시∼새벽 3시 불야성
구찌 등 명품 가짜 판매
日 -中 등 외국인도 많이 찾아
노란 천막지붕의 가게가 이어진다고 해서 ‘노타(노란 천막 타워)’라 불리는 서울 중구 을지로7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앞 짝퉁(가짜 명품) 야시장. 4일 오전 1시 환하게 불빛이 밝은 가운데 손님들이 북적이고 있다
이곳은 얼마 전 사라진 동대문 짝퉁 야시장의 일부분. 중구 신당동과 광희동 방향으로 새로 터를 잡고 부활했다. 밤늦은 시간임에도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심지어 파란눈의 외국인까지 몰렸다. 대각선 방향의 두산타워(두타), 밀리오레 등 ‘동대문 메인타운’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이곳은 두타 맞은편 동대문 노란지붕 짝퉁 야시장, 이른바 ‘노타(노란 천막 타워)’다.
○ 노란 천막 야시장의 ‘부활’
그러나 동대문운동장이 철거되고 그 자리에 역사문화공원이 들어서자 지난해 중순부터 자연스레 야시장 클러스터도 사라졌다. 주변 지역이 대부분 공사장이 되어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게 됐고 서울시 역시 역사문화공원의 이미지를 위해 노점 상인들을 반강제적으로 내쫓았다. 자의 반 타의 반 떠난 상인들이 새로 둥지를 튼 곳이 길 건너편 신당동∼광희동이었다. 매일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3시까지 이들은 노란 천막 아래서 가짜 명품을 팔고 있다. 노타는 노란 천막이란 뜻도 있지만 동대문 패션타운의 마이너리티라는 의미도 품고 있다.
인기가 많다 보니 입점도 쉽지 않다. “여기서 물건 갖고 장사하면 되냐”고 묻자 한 상인은 “꼬치구이집 앞에 있는 아저씨 허락을 맡아라”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 ‘지주’ 격이었다. 그를 찾아갔더니 대뜸 품목부터 물어봤다. 그는 “가방 신발 등은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며 “남들이 안 파는 것을 가져오면 받아주겠다”고 말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목 좋은 데는 이미 끝났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자릿세는 월 50만 원이고 노란 천막(하나당 15만 원), 전구 2개 등 설치비는 모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 미묘한 긴장감 흐르는 패션타운
같은 시간 청계천 방향 신평화시장∼맑은내길 속 노란 천막도 영업 중이었다. 이곳은 과거 원조 야시장 클러스터의 일부분. 일부 상인은 “우리가 원조”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다보니 경쟁이 치열해졌다. 한 상인은 “명품 브랜드 짝퉁 장사가 대부분 가방, 신발, 지갑 등 품목이 겹치다 보니 서로 몰래 신고를 해가며 영업을 방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곳의 한 상인은 한 달 새 3번이나 신고를 당해 물건을 뺏긴 적도 있다. 이병근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가로환경개선담당관은 “인근 좁은 장소에서 갈라져서 경쟁을 하다 보니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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