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지머리나 맥가이버 머리는 '노(No).' 앞머리를 약간 부풀린 엘비스 머리는 '오케이(OK).'
'타락한' 서구 대중문화가 슬금슬금 유입되면서 이슬람 문화의 품위가 훼손된다고 생각하는 이란 정부는 특히 젊은 남성들이 서구인의 머리모양을 흉내 내는 것이 가장 못마땅했던 것 같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문화·이슬람지도부는 5일 수도 테헤란에서 바람직한 이슬람 남성 머리모양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머리모양 표본들은 대부분 짧게 자른 단정한 모양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앞머리를 약간 부풀린 1950년대 퀴프(quiffs) 스타일과 윗머리에 헤어 젤을 약간 바른 스타일이 보인다"고 했다. 물론 젤은 그리 많이 바르지 않았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가수 선발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의 고약한 심사위원인 사이먼 코웰 같이 옆머리를 바짝 치고 윗머리를 짧게 자른 스타일이나 앞머리를 눈썹 위로 정돈해 붙이는 1980년대 식 플로피 프린지 스타일도 있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구식이라는 뜻이다.
머리를 길게 길러 뒤에서 말총처럼 묶는 꽁지머리, 옆머리는 바짝 치고 대신 뒷머리는 기르는 이른바 맥가이버 머리, 그리고 국내 유명 아이돌그룹 2PM의 리더 택연처럼 윗머리를 비쭉비쭉 치켜세운 스타일은 여전히 금지다.
매년 여름이면 이란 경찰은 올이 성긴 머리수건을 한 여성과 꽁지머리를 한 남성을 '비(非)이슬람' 스타일이라며 대대적으로 적발하곤 했다. 특히 지난해 6월 부정선거 시비 유혈시위 1주년이 되는 올해는 그 적발 강도가 더 세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비해 이번 남성 머리모양 가이드라인은 상대적으로 유연한 방식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