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정 씨(왼쪽)와 조홍석 씨는 삼성전자 인턴 프로그램 과정을 잘 활용해 취업에 성공했다. 두 사람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3차원(3D) TV용 입체안경과 ‘갤럭시S’ 스마트폰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 제공 삼성전자
“몇 시간씩 지원자들에게 비슷한 질문을 하느라 지루하고 재미없을 면접관을 위해 농담 몇 가지를 준비해서 웃을 수 있게 해드렸다.” 이런 지원자를 거부할 면접관이 있을까.
○ 배려와 끈기의 인턴십
■ ‘친밀男’
직원들 이름 외우기 - 면접관 웃기기
특유의 스킨십-배려 앞세워 ‘눈도장’
■‘성실女’
하루도 안빼먹고 나만의 ‘인턴노트’
10주 교육기간 내내 멘터에게 보내
조 씨는 친화력과 상대에 대한 배려로 좋은 인상을 강하게 남겼다. 하지만 이날 함께 만난 황윤정 씨(23)는 조 씨처럼 외향적이지도, 순식간에 상대를 휘어잡는 강한 인상의 소유자도 아니었다. 대신 황 씨에겐 ‘끈기’가 있었다.
황 씨가 인턴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2009년 말, 삼성전자는 인턴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바꿨다. 황 씨보다 1년 앞서 인턴십을 했던 조 씨는 한 주가량만 회사에 출근해 주로 삼성전자가 어떤 회사인지 소개를 받는 정도로 인턴 활동을 마쳤다. 하지만 황 씨 때부터 인턴십은 10주짜리 장기 프로젝트가 됐다. 인턴사원들은 부서를 배정받아 직원들을 도와 직접 실무를 하기 시작했다.
이 기간에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황 씨는 ‘성실성’을 답으로 골랐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까지 출근해야 했지만 매일 아침 7시에 회사에 나왔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인 이른 시간이었다. 오후에 일과가 끝나면 늘 ‘교육 일지’를 적었다. 누구도 이런 일지를 쓰라고 지시하지 않았다. 황 씨 스스로 오늘 무슨 일을 했고 어떤 성과를 냈다고 생각하는지 적어서 자발적으로 담당 멘터와 팀 선배들에게 보낸 것이다. 이를 지난해 12월 말에서 2월 초까지 10주의 인턴 기간 동안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 인턴은 자신을 선보일 기회
황 씨는 인턴 과정에서 맡은 업무를 성실하게 끝마치는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했다.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에서 황 씨가 맡은 일은 스마트폰 경쟁업체인 애플, 노키아, LG전자, RIM 등의 기업소개 및 재무현황 자료를 보고 삼성전자와 장단점을 비교하는 일이었다. 두꺼운 기업 소개 자료를 정독하는 것도 처음이었지만 황 씨는 야근도 마다하지 않고 주어진 시간에 일을 마치고자 노력했다. 황 씨는 “인턴 과정에서 벅차다 싶은 일을 맡아도 포기하지 않고 해보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보이는 게 중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인턴십
△좋은 예: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라
인턴 과정에서 직장 선배들이 기대하는 건 회사 및 부서의 분위기에 쉽게 어울려 팀워크를 발휘하는 사람이다. 적극적인 자세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의 특징은 단순히 취업을 위한 공부를 해온 사람이 아니라 본인의 전공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사회 각 분야에 관심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영어 점수도 좋고, 학점도 좋고, 심지어 입사 면접에서도 화려한 화술로 좋은 점수를 받은 신입사원이 실제로 업무 배치를 받으면 부족한 경우가 있다. 사고의 깊이가 부족해서 기존의 문제점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결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의지와 적극성도 부족하게 마련이며 문제를 자기 자신에게서 찾기보다는 외부에서 찾기 때문에 매사에 부정적이다. 인턴 과정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면 함께 일하기 힘든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