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수백조 기금운용 무기로 ‘큰손’ 횡포투자했던 리조트 적자 쌓여고액상품 2년간 떠넘겨
국민연금공단이 20개 거래 증권사에 2년 동안 4억 원이 넘는 리조트 상품권을 강매한 사실이 감사 결과 드러났다. 연금공단이 투자한 리조트의 적자가 쌓이자 리조트 상품권을 증권사에 떠넘긴 것이다. 증권사들은 262조 원이 넘는 연기금을 운용하는 ‘VIP 고객’인 연금공단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어 상품권을 억지로 사들였다.
7일 동아일보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상진 의원실에서 입수한 ‘국민연금공단 청풍리조트 상품권 강매 의혹 관련 감사 결과’에 따르면 공단은 2008년 9월 거래 증권사 관계자들을 모아 청풍리조트를 홍보한 후 그해 8개 증권사에 2억3802만 원, 2009년에는 12개 증권사에 1억7788만 원 등 총 20개 증권사에 4억1590만 원어치의 상품권을 판매했다.
청풍리조트는 연금공단이 2000년 885억 원을 투자해 충북 제천시 청풍면에 개장한 휴양시설이다. 객실 200여 개와 사우나, 수영장 등의 부대시설이 있지만, 개장 이후 매년 적자를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 감사담당관실은 “9년 동안 청풍리조트의 누적 적자가 222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에 보건복지부 감사담당관실은 국회 요구 자료에 상품권 강매 사실을 뺀 시설사업단장을 징계하고, 관련 상품을 홍보한 증권팀장 등은 엄중 경고할 것을 권고했다. 또 9년 연속 적자 운영을 한 H사와는 계약 해지를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