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코스에 찌는 듯한 무더위까지.
2010 US여자오픈이 한마디로 악전고투가 될 전망이다.
신지애는 7일(한국시간) US여자오픈이 열리는 펜실베이니아 주 오크몬트 골프장에서 연습라운드를 하며 몸을 풀었다. 그러나 너무 어려운 코스에 섭씨 37도가 넘는 무더위까지 더해져 녹초가 되고 말았다.
신지애는 현지 시간으로 일요일 저녁 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이동해 월요일부터 연습라운드를 시작했다. LPGA 투어 중 가장 많은 상금이 걸려 있고 메이저 대회 가운데서도 가장 권위가 높아 선수라면 한번 쯤 우승을 노리기 때문에 다른 대회보다 서둘러 대회장소로 왔다.
그러나 막상 연습라운드를 돌아본 코스는 상상보다 훨씬 어렵게 세팅됐고, 날씨까지 폭염이 쏟아져 이중고를 겪게 될 전망이다. 신지애와 함께 투어 생활을 하고 있는 부친 신제섭 씨는 팬카페에 “지금까지 경기를 다녀봤지만 (이런 코스는)처음 봅니다. 눈앞이 캄캄”이라고 글을 남겼다.
단지 긴 코스뿐만이 아니다. 그린의 빠르기도 상상을 초월해 선수들 모두 버디 보다는 파 세이브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연습라운드를 마친 미야자토 아이(일본)는 “그린스피드가 빠를 뿐만 아니라 경사도 매우 심하다. 버디를 노리기보다는 매홀 파를 지키거나 보기로 막는다는 생각으로 샷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린스피드가 스팀프미터 기준으로 3.9~4.2m까지 측정됐다. 일반 투어대회가 3.5m 내외인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다.
신제섭 씨도 “지금까지 경기한 그린 중에서 가장 빠른 그린 상태다. 그린도 크고 경사도 심하다. 아마 3퍼트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셸 위(21·나이키골프)는 3번과 4번홀 사이에 놓여있는 페어웨이 벙커를 걱정하며 “보기만 해도 위협적이다. 마치 브리티시오픈에서 경기하는 기분이다”며 혀를 내둘렀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선수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자 뒤늦게 코스 관리에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 데이비스 경기위원장은 “현재 코스 상태에 대해 만족하고 있지만 그린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물을 뿌리겠다. 모든 그린에 하루 세 차례 물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회 기간 동안 오크몬트 인근에는 34~35도 이상의 고온이 계속돼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어 선수들은 어려운 코스뿐 아니라 체력 안배에도 신경 써야 하는 힘든 경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펜실베이니아 주 베슬리헴의 사우컨밸리 골프장에서 열린 US여자오픈에서는 지은희가 어려운 코스 속에서 4라운드 합계 이븐파 284타로 우승했다. 이번 대회 역시 언더파 우승을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