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크면 시스템리스크 커”
삼성경제연구소가 한국의 은행이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을 정도로 이미 대형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소 박현수 수석연구원은 8일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규제’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은행은 절대적 규모가 세계적 대형 은행에는 못 미치지만 경제 규모 대비 상대적 규모는 더 크다”고 밝혔다.
은행 대형화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금융회사의 대형화에는 효율화 및 경쟁력 제고 등의 이점이 있지만 전반적인 시스템 리스크를 높이는 단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개별 은행의 총자산 비율을 보면 지난해 말 미국의 최대 은행지주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15.6%인 데 비해 국민은행이 24.1%, 우리은행이 20.5%, 신한은행은 18.5%다. 국내 3대 은행의 GDP 대비 총자산 비율이 각각 BOA보다 높은 셈이다.
이에 따라 박 수석연구원은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합병을 추진하기보다는 근본적인 경쟁력과 사업 포트폴리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보다는 해외 진출을 도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