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問曲直? 有問曲直!
현대, 물흐르듯 유연하게
기아 ‘직선의 단순화’ 추구
벤츠 ‘상징적 이미지’ 고수
볼보, 오래봐도 질리지 않게
1953년에 나온 제2세대 모델부터 가장 최신 모델인 9세대까지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 차량들이 서 있다. 각 모델이 이전 세대에 비해 새롭고 현대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일관된 디자인 요소를 놓치지 않고 있다. 사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 현대차의 곡선, 기아차의 직선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를 공개하면서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라는 생소한 용어를 들고 나와 그것이 회사의 새로운 디자인 미학이라고 설명했다. 쏘나타의 디자인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유연한 역동성,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선율, 매끄러운 조각’이라는 플루이딕 스컬프처 미학에 대해서는 어리둥절해 하는 사람도 많았다. 현대차는 다음 달에 나올 ‘신형 아반떼’에 쏘나타와 맥을 같이하는 곡선을 적용했고 플루이딕 스컬프처는 이제 비로소 한 브랜드의 디자인 정체성으로서 점점 실체를 갖추는 모양새다.
○ “디자인은 브랜드 철학의 반영”
볼보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라고 불리는 자신들의 디자인 철학에 대해 “유행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단순한 디자인과 꼭 필요한 기능만 갖춘 실용성으로 시공을 초월한다”는 주장이다. 근육질의 남성과 같은 볼보의 탄탄한 차체 곡선은 측면 충돌에서 탑승자를 보호하기 위해 차문을 두껍고 무겁게 만들면서 생겨났다.
깨끗하고 선명하게 각이 진 캐딜락 차량들의 디자인 미학에는 ‘아트 앤드 사이언스’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최첨단 과학 기술과 모던한 스타일을 반영한 디자인이라고 한다. 강인하면서 유려한 느낌의 차들을 만드는 아우디의 디자인 철학은 ‘단순한 것이 최고’라는 것이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