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한국 근무를 마치고 귀국하는 시게이에 도시노리 주한 일본대사가 그제 서울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봉변을 당했다. 스스로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라고 밝힌 김기종 씨는 폭언과 함께 시게이에 대사에게 주먹만 한 돌덩어리를 던졌다. 시게이에 대사는 몸을 피했지만 통역을 맡은 일본 여성 외교관이 돌에 맞아 상처를 입었다. 김 씨는 “그동안 독도 문제에 대해 일본대사관에 세 차례 편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오랫동안 재야(在野) 문화운동권에 몸담은 김 씨는 2000년대 중반부터 이른바 ‘독도 지킴이’ 활동을 벌였다고 한다.
▷일본이 독도를 자국 땅이라고 주장하거나 과거사를 왜곡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용납하기 어렵다. 그렇더라도 우리나라에 주재하는 외국 대사에게 신체적 위해(危害)를 가하려 한 것은 국제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황당한 행동이며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개인의 돌출행동이지만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처지를 바꿔 일본에서 우리 외교관이 이런 일을 당했다면 우리 국민이 어떤 느낌이 들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