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구촌 최대의 축제인 2010 남아공 월드컵이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을 우려하고 있는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까.
'무적함대' 스페인이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를 격파하고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승하면 세계 경기회복에 더 유리하다는 흥미로운 분석이 나왔다.
솔로몬투자증권은 9일 "세계 경기둔화 정도의 차이가 이번 월드컵 결승전 한판에 달렸다"며 "경제상황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스페인이 우승한다면 세계 경기회복이나 경기 둔화속도의 완급을 조절하는 데 긍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의 우승국인 아르헨티나는 그 해 경제 성장률이 7.1%까지 치솟았다. 1985년 경제 성장률이 -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드컵 우승 효과가 경제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친 것.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서독이 우승하면서 전년(3.9%)보다 높은 5.7%의 경제 성장을 이뤘다.
지난 20년 동안 1994년과 2002년 두 번이나 우승한 브라질은 우승년도에 각각 5.9%, 2.7% 성장해 전년 경제 성장률 4.9%, 1.3%를 웃돌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국인 이탈리아도 그해 2% 성장하며 전년 성장률(0.66%)을 눌렀다.
따라서 유럽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남유럽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로 분류되며 경제 측면에서 체면을 구긴 스페인이 우승한다면 상대적으로 경제 상황이 양호한 네덜란드보다 세계 경기회복에 더 긍정적이라는 게 이 증권사의 분석이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페인이 우승하면 과거 월드컵 우승국처럼 급진적인 경제 회복을 보이지 않더라고 주류·의류·스포츠 같은 내수산업 진작 효과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심리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임수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