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두언의원, 선진국민연대 ‘국정농단’ 원색 비판“그들이 ×판친 거 다 아는 사실권력투쟁 몰아 빠져나가려 해내가 야당에 정보 흘렸다니 황당김 대식, MB말 안듣고 전대출마”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파문으로 촉발된 여권 내 갈등의 한 축에 서 있는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사진)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9일 0시 50분경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20분간 만난 자리에서다. 여권 내 소장파 그룹의 좌장인 정 의원이 선진국민연대를 주도한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을 정조준했다. 그는 먼저 “내가 생각해도 대단하다. 거대한 권력과 만날 이렇게 (싸우니)…”라고 운을 뗐다.
―박영준 차장을 말하나.
“(국정농단 문제가 나오면) 항상 권력투쟁(으로 몰고 가고) 해서 빠져나가려고 하는 나쁜 사람들이다. 만날 그래 왔다. 그들은 예전에도 (대통령 친형) 이상득 의원 얘기만 나오면 항상 권력투쟁으로 몰아갔다.”
―정 의원이 선진국민연대 세력의 각종 비리 의혹 정보를 야당과 일부 언론에 흘렸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언론에 나온 내용은 청와대 출입 기자들이면 몇 년 전부터 다 알고 있던 것 아니냐. ‘김현철 사건’이 터졌을 때 나온 얘기들도 몰랐던 건가? 다들 알고 있었지만 김현철이 힘이 없어지니까 (보도되고) 그런 것이지. KB금융지주 (인사 개입 의혹) 얘기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그런 정보를 제공했다는 건가.
“(화를 버럭 내며) 만에 하나, 정말 만에 하나 무슨 자료를 줬다고 치자. 그렇다고 그자들이 무죄라고 할 수 있느냐. 그들이 ×판친 게 변하는 건 아니지 않으냐.”
정 의원은 9일 오후 부산 비전발표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대학 후배인 한 야당 의원이 ‘영포회’ 등과 관련한 자료를 제시하며 ‘협조하자’고 제안했으나 거절했다”며 “이제 와서 보니 야당이 이런 일을 벌이려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일이 (야당의) 음모, 공작정치가 확실하다고 밝혀지면 협조를 제안한 야당 의원을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 등에 영향력 행사 의혹이 제기된) 정인철 대통령기획관리비서관의 경우 ‘원래 많은 사람을 두루 만나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는 해명도 나오는데….
“(목소리를 높이며) 그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나한테까지 하지 마라.”
―더 문제가 될 사례들이 있나.
“가짓수로 치면 100가지는 넘을 것이다.”
―이 문제가 불거져 전당대회에 불리한 거 아니냐.
“내가 이래 가지고(목 디스크 수술 받고 실밥도 하루 일찍 뽑으면서) 왜 전대에 나왔겠느냐. 나오라고 하니까 나온 것이지. 그 사람(김대식 전 전남도지사 후보)은 내가 나오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 나오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 (김 전 후보는) 왜 전대에 나온 것인가.
“그게 황당한 부분이다. 대통령 말도 안 듣는다는 것 아니냐. 박영준(국무차장)이 SD(이상득 의원)보다 더 세니까.”
―앞으로 어떻게 할 건가.
“만약 이번 전대에서 떨어지면 비망록을 쓸 계획이다. 그들이 어떻게 (국정농단을) 해왔는지 비망록으로 정리해서 다 밝힐 것이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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