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우울증을 앓던 50대 여성과 뇌병변 환자인 딸이 한 시간여 간격을 두고 아파트에서 차례로 투신자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7시20분경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 정원에서 이 아파트 주민인 A 씨(53)가 숨져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 장모 씨(61)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한 시간여 뒤인 같은 날 오후 8시반 경 A씨의 딸(28)도 아파트 정원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A씨는 뇌병변을 앓는 딸을 간병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평소 우울증을 앓아왔으며, 부엌에서 `좋은 엄마가 못돼줘서 미안하다'는 내용의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딸은 당일 외출했다가 귀가한 뒤 `어머니가 자살한 것 같다'는 말을 아버지한테서 전해 듣고 난 직후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A씨의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A씨가 자기 집 발코니에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으며, 딸도 어머니의 자살 소식에 충격을 받아 자기 방 창문을 통해 뒤따라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의 딸은 대학 졸업 후 공무원 시험에 수차례 낙방하는 등 취업이 잘 되지 않자 약물을 복용하면서 건강이 악화돼 3년 전 뇌병변 판정을 받았으며 이전에도 2차례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