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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투데이]예상보다 빠른 금리인상이 시장에 보낸 ‘긍정신호’

입력 | 2010-07-13 03:00:00


한국은행은 2008년 10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 부양을 위해 당초 5.25%였던 기준금리를 순차적으로 2.00%까지 인하한 바 있다. 그리고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을 전망하고 있던 9일 2.00%에서 2.25%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간 이어져온 역대 최장 기준금리 동결 행진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초저금리 시대를 마무리 짓는 첫걸음을 밟은 것이다. 금리인상이 시장 기대치보다 다소 빠르게 이뤄졌다는 점 때문에 전격적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리 충격적인 소식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금리인상은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번 금리인상은 다음과 같은 이유들을 감안해 볼 때, 증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듯하다.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첫째,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컨센서스는 8∼9월이었다. 애초에 전망되었던 바와 같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향후 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보다는 7월에 금리를 인상한 것이 오히려 불확실성을 줄이는 효과를 주고 있다. 둘째,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을 단행했다는 점에서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보다는 대내외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증시에 신뢰성을 높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금리를 인상했던 인도의 사례를 참고하면 좋다. 인도는 3월과 4월 그리고 얼마 전인 7월 4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금리인상을 단행한 바 있지만, 지수는 금리인상 단행 시점에 잠시 주춤했다가 곧 회복됐다. 금리인상이 지수 흐름에 크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금리인상이 호재는 아니다. 빠르고 연속적으로 행해진다면 급격한 유동성 축소와 더불어 증시에 큰 부담을 안긴다. 따라서 앞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금리 인상의 속도다. 다행히 현재로서는 속도가 급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유는 첫째,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물가 상승압력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국내 대출 수요가 최근까지도 가시적으로 회복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를 다시 위축시킬 수 있는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계속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은행이 예상보다 빠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정상화 과정의 시작이며 그만큼 국내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빠르고 연속적인 금리인상보다는 점진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보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판단된다.

서명석 동양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