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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20대, 폭행 말리다 그만…

입력 | 2010-07-13 03:00:00

술취한 60대, 내연녀 발길질하자
뺨 때렸는데 뇌진탕… 끝내 숨져




12일 울산 남부경찰서 형사과 사무실. 폭행치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던 김모 씨(28)는 “폭행을 말리려고 했을 뿐인데…. 그렇게 쉽게 숨질 줄은 몰랐다”고 말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 씨가 이 사건에 연루된 것은 지난달 7일. 중국집 주방 보조로 일하고 있는 그는 일을 마친 이날 오전 2시 50분경 담배를 사기 위해 울산 남구 신정동 신정시장 근처를 걷다 중년 남자가 비슷한 나이의 여성을 발로 차 넘어뜨리고는 마구 폭행하는 장면을 봤다. 평소 의협심이 강했던 김 씨는 곧바로 뛰어가 말렸다. 하지만 이 남자는 계속 발길질을 했다. 화가 난 김 씨는 손바닥으로 이 남자의 뺨을 두 차례 때렸다. 술에 취한 그 남자는 곧바로 땅바닥으로 넘어지면서 뒷머리를 다쳐 119를 통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에서 그는 며칠간 혼수상태에 있다 같은 달 19일 숨졌다. 숨진 사람은 정모 씨(61)로 밝혀졌다. 정 씨에게 폭행당한 사람은 내연녀인 이모 씨(57)였다. 경찰은 이 씨를 상대로 인상착의를 수사해 최근 김 씨를 붙잡았다. 김 씨는 경찰에서 “폭행당하고 있는 여성을 돕는다는 게 그만…”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은 김 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