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9개월 지나서야 한국 상륙경쟁사 최신 스마트폰에 한수 뒤져
아이폰은 키보드도 없고, 멀티태스킹도 못하며, 배터리도 갈아 끼울 수 없었다. 하지만 당시 드로이드는 이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휴대전화였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2.0 버전을 사용해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했다 줄였다 하는 ‘멀티터치’ 등 아이폰의 기능도 대부분 갖고 있었다.
이 제품이 최근 이름만 ‘모토쿼티(사진)’로 바꾼 채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어느새 아홉 달이 지나 버렸다. 지금 사용해 본 모토로이는 매달 새 스마트폰이 쏟아져 나오는 한국 시장에서 늦어도 너무 늦어 버렸다는 느낌을 줬다.
하지만 모든 게 최신 스마트폰보다는 다소 모자랐다. 해상도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800×480)보다 조금 높았지만 ‘슈퍼 아몰레드(AMOLED)’라는 최신 액정화면을 사용한 갤럭시S보다 화사한 색을 표현하는 능력이 떨어졌고, 한국에도 곧 수입될 애플의 ‘아이폰4’(960×640)와 비교하면 해상도 자체도 뒤졌다. 심지어 500만 화소 카메라는 모토로라가 2월에 판매했던 ‘모토로이’의 800만 화소 카메라보다 낮은 사양이었다.
모토쿼티는 OS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2.1 버전을 사용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매됐을 때보다는 업그레이드됐지만 5월 발표된 안드로이드 2.2 버전을 사용한 ‘넥서스원’이 이미 국내에서 판매되는 걸 보면 이 또한 늦은 셈이다. 게다가 경쟁 OS인 애플의 iOS도 6월 말 발표돼 멀티태스킹 기능을 갖췄다.
확실한 장점은 가격이다. 모토쿼티는 모토로라가 통신사에 판매하는 ‘출고가격’이 60만 원대 후반이다. 2월에 국내 첫 안드로이드폰으로 선보였던 ‘모토로이’의 출고가격이 90만 원대 초반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당시보다 20만 원 이상 싸게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월 4만5000원 요금제에 가입하면 10만 원 이하로 구입할 수 있다. 최근 인기 있는 스마트폰인 갤럭시S의 경우 같은 요금제에 가입할 때 20만 원대 후반에 팔린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