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2 후보 이번엔 ‘개 소음 공방’… 친이 파워게임… 친박 내홍…

투개표 최종 점검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당 관계자들이 기표소와 전산시스템을 테스트하는 등 전당대회 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 막판 ‘막말 공방전’
이날 KBS TV토론회에서 느닷없는 ‘개 공방’이 벌어졌다. 첫 지정토론자로 나선 홍준표 의원이 안상수 의원을 향해 “옆집과도 화해하지 못하면서 당내 화합이 가능하겠느냐”며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안 의원이 1997년 7월 개 짖는 소음을 놓고 옆집과 민사소송을 벌인 것을 빗댄 질문이었다.
김성식 의원은 병역기피 논란에 휩싸인 안 의원을 겨냥해 “간판이 잘못된 사람이 들어오면 한나라당이 망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혜훈 의원은 특정 여성 후보를 겨냥한 듯 “집안 살림은 안 하고 꽃단장만 하는 며느리가 들어오면 집안이 망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성식 의원에 대해 “원래 손학규 후보 계파였는데 손학규 후보가 (한나라당을) 떠나서 계파가 없어진 것이 아니냐”고 공격했다. 중립 성향의 김 의원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였을 당시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정미경 의원은 나경원 의원을 겨냥해 “청와대의 선택을 민심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청와대를 팔지 말고 언론플레이하지 말고 당당하게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 화합 전대 ‘공염불’ 되나
현역 의원들은 특정 후보 캠프에 참여할 수 없다는 당규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의원이 후보와의 친소관계나 차기 지도부에서의 ‘자리’를 의식해 선거운동에 나섰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친이(친이명박)계 정두언, 친박(친박근혜)계 이성헌 의원이 최근 불거진 비선조직의 인사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등 계파는 여전히 당내 주요 전선(戰線) 역할을 했다.
같은 계파에서도 ‘교통정리’가 제대로 안 되면서 깊은 상처를 남겼다. 같은 친이계인 안상수 홍준표 의원은 대표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선거운동 기간 내내 ‘독설’을 주고받았다. 친이계로 같은 호남 출신인 정두언 의원과 김대식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청와대의 후보 사퇴 권유 문제를 놓고 ‘거짓말 공방’을 폈다.
4명의 후보가 출마한 친박계 역시 ‘전멸 위기’ 속에 중진들이 후보조정 작업에 나섰으나 일부 후보가 완강히 거부하면서 내홍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이성헌 의원은 친박계가 서병수 의원과 자신으로 교통정리를 했다는 내용의 문자를 대의원들에게 발송했다가 당 선관위의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대표와 최고위원이 누가 되든 이렇게 서로 상처를 입힌 상황에서 당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겠느냐”며 “상당 기간 전대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