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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무장 새 단체장들 ‘트위터 행정’

입력 | 2010-07-14 03:00:00

‘100만 정책’ 대신 ‘100만 팔로어’

■ 작가형
“빗속을 거닐며…” 팔로어와 감성교류

■ 일꾼형
업무보고-고민 털어놓고 “따끈따끈한 의견 주세요”

■ 돌변형
바빠서… 실수할까봐… 선거끝나자 글 안올려




《“구청장 되시고 나서 하는 트위터, 차이가 좀 있나요?”(@bsism)
“후보시절에는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드렸죠. 지금은 제약이 좀 있네요.”(@yoojongpil)
12일 오전 9시 2분. 기자가 질문한 지 반나절도 안돼 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이 답을 했다. 이달 초 취임한 민선 5기 단체장들이 강조하는 것은 소통 정치. 이를 위해 이들이 꺼내든 것은 140자의 짧은 글로 실시간 대화하는 ‘트위터’. 얼마 전만 해도 주민들과 악수를 나누며 민심을 살피던 단체장들은 이제 스마트폰 속 트위터를 활용한다. 이들에겐 ‘100만 개 정책안’을 내는 것만큼 ‘100만 팔로어’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지방자치단체장 중에는 정책이나 홍보와 상관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나 느낀 감정들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작가형’이 많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800명의 팔로어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단답형으로 털어놓는다. “고마워요” “좋아요” 등 차갑게 보이지만 젊은 팔로어들은 그를 ‘쿨(Cool) 시장’으로 본다. 반대로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오늘 비 맞았는데 기분은 날아갈 듯하더군요” “1학년 땐 학교에서 라면 끓여먹었죠”(서강대 동문 후배에게) 등 최대한 길고 감성적으로 답한다.

단순히 감정 교류뿐 아니라 오늘 한 일들을 보고하고 업무 관련 고민을 털어놓는 단체장도 있다. 이들이 강조하려는 것은 “나 열심히 일하고 있다”라는 메시지. “경기도가 2010년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우승 및 종합 10연패 위업을 달성했습니다”라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나 “어린이 안전문제에 대해 좋은 의견 있으신 분”이라며 아이디어를 구하는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간혹 업무와 관련된 따끈따끈한 소식들도 앞서서 전한다. 김 지사는 최근 경기도와 화성시가 세계 3대 국립자연사박물관과 업무협약(MOU)을 맺기 전 트위터에 “자연사박물관 국립으로 추진 중”이라고 보고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서구에 들러 아시아경기 주경기장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깊이 고민하겠습니다”라며 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신축 예정지 개발 문제를 트위터에 올려 공론화했다.

트위터 효과를 본 단체장 중에는 트위터나 모바일 관련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얘기도 한다. 진익철 서울 서초구청장은 취임하자마자 5급 이상 간부들에게 애플 아이폰을 지급하고 ‘스마트폰으로 트위터 사용하기’ 교육도 정기적으로 할 계획을 세웠다.

“바빠서 안 한다”며 트위터에 무관심한 단체장도 있다. 말실수 할까봐 주변에서 말리기도 한다. 선거 전과 후 ‘돌변한’ 단체장들도 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등의 트위터엔 선거 직후부터 글이 올라오지 않는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반인이 트위터로 알고 싶은 것은 개인적인 얘기나 감정 수준”이라며 “지자체장들이 반짝하는 인기관리에 연연하기보다 정책을 올바로 실현하려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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