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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고작 1500명 베일 벗기려 이 난리”

입력 | 2010-07-15 03:00:00

佛, 얼굴 전체 가리는 이슬람베일 착용금지법 하원 통과

공공장소서 단속… 적발땐 착용 강요자 더 엄벌




얼굴 전체를 가리는 부르카와 니캅 등 이슬람 베일의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13일 프랑스 하원을 통과했다.

577석의 프랑스 하원은 정교분리를 출범시킨 최대국경일인 혁명기념일(14일)을 하루 앞두고 찬성 335표, 반대 1표의 압도적인 표차로 법안을 의결했다. 사회당과 공산당 소속 의원은 대부분 반대표를 던지지 않고 표결에 불참, 기권했다.

9월 상원에 회부될 이 법안은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베일을 착용하도록 강요한 사람에게는 1년의 징역과 3만 유로의 벌금, 착용한 여성에게는 150유로의 벌금을 부과한다. 착용을 한 당사자보다 착용을 강요하는 측에 더 큰 책임을 묻고 있다.

지난주 미셸 알리오마리 프랑스 법무장관은 “부르카나 니캅을 착용하는 것은 사회로부터 단절되는 것이며 (다문화와)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프랑스 공화국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법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한다 해도 법안 시행 전에 위헌 여부를 최종 심의하는 헌법위원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법안 반대론자들은 베일 착용을 금지하는 것이 ‘착용의 자유’를 박탈해 유럽인권보호협약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특히 베일 착용이 금지된 공공장소를 정부 건물과 교통수단뿐만 아니라 모든 거리 시장과 상점으로 너무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앞서 프랑스 최고 행정재판소로 정부 자문기관 역할도 하는 콩세이데타(국사원)는 올해 초 이슬람 베일의 착용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었다.

비판자들은 또 프랑스의 600만 무슬림 중 부르카나 니캅을 착용하는 여성은 약 1500명에 불과하다며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사안을 공연히 문제 삼음으로써 반(反)이민 정서를 가진 유권자의 환심을 사고 악화된 경제 사정에 대한 관심을 돌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파리 등 대도시 교외지역은 유럽 최대의 무슬림 거주지이다.

실제로 프랑스의 무슬림 이민자 대부분은 북아프리카나 서아프리카 출신이며 그 지역에서 부르카나 니캅의 착용은 드물다. 부르카나 니캅의 착용은 아라비아반도나 파키스탄의 전통이다.

그러나 부르카나 니캅의 착용 금지는 유럽에서 광범위한 여론의 지지를 얻고 있다. 벨기에와 스페인, 그리고 이탈리아 일부 시에서도 부르카와 니캅의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최종 마무리 입법절차를 앞두고 있는데 4, 5월 퓨리서치센터의 국제여론조사 결과 프랑스인의 80%, 독일인의 71%, 영국인의 62%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