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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요? 노력하지요!… 사랑에 빠져도 눈감아 주세요”

입력 | 2010-07-15 03:00:00

수원 ‘박지성 유소년 축구센터’서 박지성 을 만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출전 가능성 열려 있죠!
아시안컵? 현재로선 가장 욕심나는 대회죠!
유소년 센터? 아이들이 축구 즐거움 알게 되길!




박지성(왼쪽)은 최근 삼성이 누리꾼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에서 이청용 정성룡과 함께 월드컵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박지성이 14일 기자간 담회를 마친 뒤 누리꾼 대표로부터 트로피를 받았다.수원=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나도 노력하고 있다. 주변에 많은 사람에게 소개해 달라고 한다. 솔직히 나보다 상대방이 부담을 많이 느낄 것이다. (열애를 해도) 눈감아 달라. 유명 인사는 만나지 않을 거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14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에 위치한 ‘박지성유소년축구센터’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소회와 다음 시즌에 대한 각오, 인생관 등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대표팀 기자회견이나 각종 행사장 약식 인터뷰 외에 국내에서 취재진 앞에 선 건 상당히 오랜만의 일이다. 표정은 밝았고 여유가 있었다. 종종 가벼운 농담도 했다. 평소 딱딱하고 조심스러운 이미지와 많이 달랐다. 그 이유를 묻자 그는 “장소가 여기(축구센터)라서 그런가”라며 미소를 지었다.

○ 결혼? 노력하고 있다

축구선수로서의 박지성에 대한 건 알려질 만큼 알려졌다. 궁금한 건 축구선수가 아닌 인간 박지성에 대한 이야기. 물론 유명 스포츠 스타도 어느 정도 사생활은 보장돼야 한다. 박지성 역시 평범한 삶은 일찌감치 포기했지만 축구 외에 확인되지 않은 열애설 등이 기사화되는 걸 병적으로 싫어한다. 그래도 그의 나이 스물아홉. 결혼 계획이 궁금한 건 어쩔 수 없다.

“축구 많이 많이 사랑해주세요”  “많은 어린이가 이곳에서 축구의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박지성이 14일 수원 영통구 망포동에 있는 박지성 유소년축구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축구센터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수원=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인터뷰 말미에 “언론에 바라는 부분은 없느냐”는 질문에 박지성은 “(말하면) 들어주실 건가요”라고 분위기를 띄운 뒤 “저는 워낙 익숙해서 괜찮지만 나이 어린 선수들은 언론에 의해서 흔들릴 때가 분명 있다. 이런 걸 못 이기면 경기력으로 나타난다. 너무 부담을 주거나 마음 아프게 할 만한 기사는 삼가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이어 “저는 열애설만 안 써 주시면 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열애설이 안 나오는 방법은 정착하는 길밖에 없다. ‘시간이 없는 거냐’ ‘시도를 안 하는 거냐’ ‘노력은 하고 있느냐’고 묻자 “나도 노력하고 있다. 주변에 많은 사람에게 소개해 달라고 한다. 솔직히 나보다 상대방이 부담을 많이 느낄 것이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 “(열애를 해도) 눈감아 달라. 유명 인사는 만나지 않을 거다”고 강조했다.

○ 다음 월드컵? 가능성 열려 있다

이른 감은 있지만 박지성의 대표팀 은퇴 여부가 최근 화두다. 이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핵심은 체력이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그는 그라운드에서 90분을 뛸 수 있는 체력 말고도 대표팀 소집 때마다 소속 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대표팀과 소속 팀 두 가지를 언제까지 모두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그렇지 못할 때 소속 팀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물론 2014년 브라질 월드컵도 출전 가능성은 열려 있어요. 지금과 같은 모습을 소속 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보여줄 수 있다면 다음 월드컵도 나갈 수 있겠죠.”

공공연하게 밝혀왔던 아시안컵 우승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한국이 아시아 최강이라고 하지만 정작 아시아대회에서 결과물을 가진 게 없어요. 선배들이 오랜 기간 이루지 못한 꿈을 우리 후배들이 이룬다면 아시안컵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팬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가장 욕심이 나는 대회입니다.”

○ 우승 꿈? 선수생활 끝날 때까지

박지성은 다음 시즌을 위해 곧 영국으로 떠난다. 소속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컵 탈환. 박지성 역시 일본, 네덜란드를 거쳐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수차례 정상에 올랐지만 늘 우승에 목말라 한다. 어찌 보면 그의 숙명이다. 박지성은 “선수생활이 끝날 때까지 우승을 위해, 그리고 이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 축구센터? 나의 꿈과 열정

이날 그가 ‘박지성유소년축구센터’에서 인터뷰를 한 건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박지성의 꿈과 미래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장소다. 그는 적지 않은 금액과 열정을 이곳에 쏟아 부었다.

“아직 조금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지만 생각 이상으로 잘 만들어졌어요. 많은 아이가 여기에서 축구에 대한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선수로 자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인이 돼서도 축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은 선수가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훌륭한 선수 배출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축구를 접하고 사랑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박지성유소년축구센터는 24일 정식 개관한다. 박지성의 절친한 팀 동료인 프랑스 대표팀의 파트리스 에브라(29)도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22일 입국할 예정이다.

수원=윤태석 스포츠동아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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