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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미스터리’ 왜?

입력 | 2010-07-15 03:00:00

전체고용 31만4000명 ↑ ‘훈풍’
청년 취업 1만5000명 ↓ ‘한풍’




지난달 취업시장에도 고용 훈풍은 계속 불었다. 정부가 세금으로 만든 희망근로 사업이 1년 전의 절반 이하로 축소됐지만 지난달 취업자 수는 2428만 명으로 1년 전보다 31만4000명 늘었다. 그만큼 민간에서 고용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업률도 3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면서 고용시장의 회복세가 지속됐다. 정부는 올해 목표인 ‘2009년 대비 취업자 30만 명 이상 증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고용 훈풍에도 불구하고 청년 취업자(15∼29세) 수는 오히려 줄어들었고,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8.3%로 5월(6.4%)보다 크게 뛰었다. 통계상으로는 고용이 살아나고 있다는데 취업준비자와 구직단념자는 줄어들기는커녕 빠르게 늘고 있다.

고용지표와 실제 일자리 사정이 따로 움직이는 ‘고용의 미스터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 숨겨진 요인은 인구

올해 2월 청년실업률은 10.0%로 2000년 2월(10.1%) 이후 10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지난달에도 전체 실업률은 3.5%였지만 청년실업률은 8.3%로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고용 훈풍에서 젊은층은 소외된 것이다.

이서원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청년 고용은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들 때 가장 먼저 축소되고 경기 회복기에도 늦게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며 “올해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기업이 임시직과 일용직을 늘리면서 청년 일자리의 질은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분석만으로는 청년 취업자 수 감소의 원인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청년 취업자는 올해뿐 아니라 2005년 이후 경기와 상관없이 매년 꾸준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숨겨진 요인은 인구 변수다. 50대 이상 중장년층 인구는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청년층 인구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고용 여건이 변하지 않아도 청년층 취업자는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올해 5월의 경우 청년층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만5000명 줄었지만 연령대별 인구 비중이 유지되면서 인구가 증가했다고 가정하면 오히려 청년층 취업자 수가 6만5000명 늘어났을 것이라는 게 기획재정부의 분석이다.

실업률 3.5%… 청년은 8.3%

청년층 인구 줄어든 탓에
취업자수도 자연스레 감소

취업준비-구직단념자 급증

경기 살아날수록 준비 늘고
고학력자 취업재수도 영향


○ 취업준비자, 구직단념자는 증가 추세

취업을 위해 학원이나 직업훈련기관을 오가며 공부하고 있는 취업준비자는 2005년 월평균 45만6000명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엔 64만2000명으로 늘었다. 반면 글로벌 경제위기가 한창이었던 지난해에는 59만1000명으로 올해 상반기보다 적었다.

정유훈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취업준비자는 경기가 좋아지면 덩달아 늘어나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며 “경기가 회복돼 기업의 채용이 늘어나면 평상시 취직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 취업준비에 나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진학률이 2000년 68.0%에서 지난해 81.9%로 높아질 정도로 고학력자가 늘어나면서 취업 눈높이가 올라간 점도 영향을 미쳤다. 고학력자는 ‘취업 재수’를 해서라도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구직단념자는 2005∼2008년 비슷한 흐름을 보이다가 지난해와 올해 들어 급격히 늘고 있다. 구직단념자는 지난 1년간 일자리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해 취업을 아예 포기한 사람이다. 은순현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지난해와 올해 정부가 나랏돈으로 실시한 희망근로 사업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대부분 구직단념자가 됐기 때문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올 1월 정부는 희망근로 사업 대상자 10만 명을 모집했는데 47만 명이 지원했다. 지원자 대부분이 50대 이상인데 이들은 나이가 많아 희망근로에서 탈락하면 구직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들이 2월 이후 구직활동을 중단하면서 구직단념자로 대거 편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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