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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 뮤직마케팅 부활

입력 | 2010-07-16 03:00:00

DJ가 신청곡 틀어주고… 인기곡 모아 음반제작 판매
손님들 대화 방해 안되게 점심시간엔 음악소리 줄여




커피전문점 카페베네의 음악방송 DJ 오수연 씨가 고객들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인터넷으로 신청한 음악을 틀고 있다. 사진 제공 카페베네

“오늘은 연인끼리 커플링을 교환하는 ‘실버데이’(7월 14일·은반지를 주고받으며 미래를 약속하는 날)인데요, 사랑하는 이에게 용기를 내 고백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첫 곡도 고백에 관한 노랩니다. 정재욱의 ‘들리나요’.”

14일 낮 12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커피전문업체인 ㈜카페베네 본사 4층 음악방송실. 마이크 앞에 앉은 DJ 오수연 씨(29)가 음량 조절기를 천천히 올리자 전국 200여 곳에 달하는 카페베네 매장 스피커에서 똑같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고객들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인터넷으로 신청한 사연과 노래를 DJ가 소개하는 이 음악방송은 카페베네가 지난달부터 매일 두 차례(낮 12시, 오후 7시)에 걸쳐 1시간씩 전국 매장에 생방송으로 송출하고 있다. 매장에서 음악을 즉석으로 신청해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20대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고 1960, 70년대 음악다방에 아련한 향수를 가진 중년 고객도 확보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오 씨는 “20대 여성 고객의 신청곡이 주를 이루지만 올드팝이나 가요를 신청하는 중년 고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카페베네는 매일 신청곡이 300건 이상 들어올 정도로 고객들의 반응이 뜨거워 7월 말부터 생방송 시간을 30분씩 늘릴 계획이다.

매장에서 트는 음악이 브랜드 이미지 형성을 통해 고객 유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주요 커피전문점 체인은 커피의 맛만큼이나 음악 선곡에 공을 들이고 있다. SPC그룹 계열의 커피전문점 파스쿠찌는 이탈리아 본사에서 만든 브랜드송과 이탈리아 칸초네 등을 조합해 매장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업체가 정통 이탈리아식 에스프레소 커피 전문점을 표방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선곡이다. 공통 브랜드송으로 매장들 사이의 통일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매장에 트는 배경음악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직결되기도 한다. 할리스커피는 지난해 새로 문을 연 매장을 중심으로 인테리어를 바꾸면서 배경음악도 북유럽풍 재즈 등 모던한 느낌으로 교체했다. 바뀐 음악에 고객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아예 이들 음악으로 편집음반을 만들어 매장에서 한정 판매했는데 제작했던 1만 장의 물량을 모두 팔아치웠다.

음악소리 크기도 각 업체가 각별히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고객들이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시간대나 매장 내 고객 수에 따라 음원의 출력을 수시로 조정한다.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는 광화문 인근, 강남역 등 사무실 밀집 지역 매장의 경우 고객이 몰려드는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에는 음량을 줄이는 것을 지침으로 삼고 있다. 음악 소리 때문에 손님들의 대화가 방해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도 이런 지침을 잘 지키도록 본사 컨설턴트가 주 1회 이상 매장을 방문해 준수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이미하 인턴기자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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