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위험 이해 못하는 고객에겐 펀드 판매 중지
앞으로 1시간 넘게 걸리던 펀드 가입이 훨씬 간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이나 증권사가 펀드를 판매할 때 획일적인 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투자자와 상품 특성에 따라 ‘맞춤형 설명’을 할 수 있게 된다. 모든 투자자가 두툼한 펀드 투자설명서를 형식적으로 읽을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 대신 고령자 등 투자위험을 설명해도 잘 알아듣지 못하는 투자자들은 펀드에 가입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15일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표준투자권유준칙’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도입한 투자권유준칙이 지나치게 형식에만 치우치고 까다롭다는 지적에 따라 개선안을 내놓은 것이다. 금투협은 22일 판매회사들에 이 개선안을 설명하고 추가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발표한다.
또 금융회사들은 투자자들의 투자성향을 파악할 때 그동안 일률적으로 적용하던 5단계 투자성향 분류(안정-안정추구-위험중립-적극투자-공격투자)에서 벗어나 회사별로 3단계나 7단계 등으로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다. 상품위험 분류도 회사별로 특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 같은 투자자나 금융상품이라도 판매회사에 따라 각각 다른 투자성향, 위험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모든 금융회사가 5단계로 분류된 똑같은 방법으로 투자자 성향과 상품위험을 분류하다 보니 실제 투자자 성향과 원하는 상품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투자성향과 맞지 않지만 모든 위험을 본인이 지고 투자하겠다”는 ‘각서’를 쓰는 투자자가 많았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