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의 비밀은 ‘충성’
■ 北 보안-정보기관들 ‘新실세’에 살벌한 충성경쟁
김정은 보위부 장악 나서자 탈북자 체포-총살에 열올려
작년 정찰총국 장악이후엔 황장엽 암살조-천안함 사건

○ 보안기관의 충성경쟁
2월부터 시작된 보위부와 보안부의 대대적인 탄압은 북-중 국경지역에서 특히 두드러졌다고 한다. 이들 기관은 내부적으로 ‘전투기간’을 선포하고 대규모 검열단과 전파탐지역량을 국경에 집중시켜 탈북자, 탈북방조자, 중국 휴대전화 소지자 등을 마구잡이로 체포했다. 국경 일대에는 지금 살벌한 공포가 흐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보위부와 보위사령부가 수백 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탈북자 체포조를 중국 옌볜(延邊)과 내륙의 산둥(山東) 성, 윈난(雲南) 성 쿤밍(昆明) 등에 파견했다는 정보도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예전에는 안전지대로 분류됐던 쿤밍에서 탈북자들이 체포돼 북송되는 사례도 최근 늘어나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중국 지역 깊숙이 체포조를 파견해 탈북 통로를 차단한 전례는 없다.
NK지식인연대는 13일 “보안부가 주민 통제를 용이하게 만들기 위해 2012년을 목표로 전국 주민등록 전산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 행방불명자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북한 소식통은 “김정일의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은이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보위부와 보안부 장악에 나서면서 내부에서 충성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김정은은 올 4월 보안성을 보안부로 승격시키는 등 보안기관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자신에게 보고라인이 집중되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정찰총국 장악 후 ‘천안함 공격’
김정은은 지난해에는 정보기관 장악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노동당 작전부와 35호실(대외정보조사부), 인민무력부 정찰국이 통합돼 정찰총국이라는 기관이 생겼으며 정보기관의 최종 결재는 김정은에게 집중됐다.
북한 소식통은 “그의 다음 목표는 노동당 장악”이라고 전했다. 올 9월 노동당 대표자회의도 그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노동당 내부에선 나이든 간부들을 내치고 젊은 간부들을 등용하는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점에서 노동당 원로인 이제강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지난달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도 의미심장한 일이다. 당 장악은 정보 및 보안기관에 비해 힘든 과제다. 소식통은 김정은의 군 장악은 제일 마지막 수순이 될 것이지만 이것도 북한이 ‘강성대국의 원년’으로 선포한 2012년까지 완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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