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길 가지 말라 따지니일방통행도로 역주행신고하려 하니 “얼굴 또 볼 것”市, 바뀐 신고전화 홍보 부족
최근 영업용 택시를 탔다가 운전사에게 봉변을 당했던 울산시민 A 씨(48)는 지금도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술을 마신 그가 집에 가기 위해 오후 11시경 택시를 탔으나 기사는 엉뚱한 길로 차를 몰았다. A 씨가 “이 길이 아니다”라고 말하자 기사는 일방통행인 도로를 반대 방향에서 진입했다. 마주 오는 차량과 사고 위험도 높아 “왜 그러느냐”고 따졌지만 그 기사는 “집에 태워주면 되지 않느냐”며 되레 화를 냈다. A 씨는 집 앞에 도착해 택시 안에 비치된 ‘택시불편신고용’ 엽서를 꺼내며 “시청에 신고하겠다”로 했다. 하지만 기사는 “신고하면 얼굴을 다시 볼 것”이라며 ‘협박성’ 말을 남기고 떠났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A 씨는 엽서에 적힌 울산시 교통불편신고센터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 전화는 결번이었다. 다음 날 담당 부서에 확인해 보니 A 씨가 갖고 내린 택시불편신고용 엽서는 2008년 1월 폐지된 것이었다. 당시 시는 우편엽서로 신고하면 시일이 지난 사이 승객과 기사의 기억이 엇갈려 엽서를 없앴다.
이때부터 택시 불편신고는 전화(052-229-4225, 273-0101)나 울산시 인터넷 홈페이지(www.ulsan.go.kr)에서 하고 있지만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은 것. A 씨는 결국 신고를 포기했다. 막무가내였던 택시 운전사와 다시 마주칠 것이 두렵고 싫었기 때문.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