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간의 사랑은 "사랑한다"고 수 천 번 말해도 "헤어지자"는 한마디에 끝나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헤어지자'라는 한 마디를 하려면 남녀 모두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실제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대부분의 남녀들이 상대방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결별 이유에 대해서는 상대방에게 서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결혼정보회사 가연(www.gayeon.com)과 온라인 미팅사이트 안티싱글(www.gayeon.com)이 9~15일 미혼남녀 593명(남 288명, 여 305명)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미혼남녀 10명 중 8,9명은 연인과 결별할 때 그 이유를 사실대로 말하기보다 거짓말로 꾸며 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인과 헤어지는 이유 중 가장 말하기 곤란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남녀의 평균 33.5%(남 36%, 여 31%)가 '다른 사람이 생겼다'라고 답했다.
뒤를 이은 답변에서는 남녀간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즉, 남성은 '사랑한 적이 없다'(25%), '질렸다'(23%),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11%), '서로가 맞지 않는다'(3%), 기타(2%)의 순이었다.
반면, 여성은 '질렸다'(29%),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18%), '서로가 맞지 않는다'(11%), '사랑한 적이 없다'(7%), '기타'(3%)의 순으로 답했다.
즉, '다른 사람이 생겼다'는 이유는 남녀 공히 가장 높았지만 그 다음 남성은 '사랑한 적이 없다'라는 이유가 높게 나타났지만 여성에서는 그 대답이 남성의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거짓말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에서도 남녀간에 차이가 있었다. 우선 가장 많이 꼽은 대답으로 남성의 46%가 '나쁜 사람이 되기 싫어서', 여성의 33%가 '상대방에게 상처 주기 싫어서'를 선택했다.
이어서 '헤어질 때 쓰는 거짓말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라는 질문에 남녀 39%가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라고 답했고, '다른 사람이 생겼어'(23.5%), '널 힘들게 하기 싫어'(18%), '사랑하니깐 헤어지는 거야'(11%), '마음에 여유가 없어'(6.5%), '기타'(2%)로 답했다.
위의 설문 조사 결과에 대해 가연의 김영주 대표는 "연인과 헤어질 때 상대방을 위해서라도 미련이 남게 하는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상대방이 단념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서로에 대한 마지막 배려"라고 말했다.
성하운 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