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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감독직 모두 고사 선임 서두르지 않겠다”

입력 | 2010-07-17 03:00:00

축구협회, 이달말 후임 결정 방침 바꿔




“대표팀 감독 자리가 왜 이렇게 됐지.”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의 후임자를 뽑는 작업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대부분 후보가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자리를 마다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 이 위원장은 “얘기를 꺼내기도 전에 안 하겠다고 한다. 이러다 내가 해야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12명의 후보를 5명 정도로 압축했는데 정해성 전 대표팀 수석코치와 황선홍 부산 감독, 최강희 전북 감독, 김호곤 울산 감독은 고사 의사를 밝혔다. 이제 조광래 경남 감독만 남았다. 그러나 조 감독은 지난 협회장 선거 때 허승표 전 축구연구소 이사장을 지지한 재야 인물.

이에 따라 대표팀 사령탑을 맡길 적임자가 없어 보인다. 최근 조중연 축구협회장이 국내 감독으로 한정한 기술위원회 결정을 엎고 “외국인 감독까지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말하게 된 이유다.

사실 차기 감독은 빛은 나지 않으면서 부담만 곱절인 상황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아도 대표팀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로 알려져 있는데 허 감독이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뤄 차기 감독은 잘해야 본전이다. 임기도 보장이 안 된다.

협회가 ‘차기 감독은 최소 2년 임기를 보장하고 가능하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지휘봉을 맡기겠다’고 했지만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성적이 좋지 않으면 여론이 가만 놔두지 않을 게 분명하다.

외국인 감독 선임은 시간도 촉박하고 마땅한 인물을 찾기도 힘들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이 위원장은 16일 “후임 감독 선임 작업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초 나이지리아와의 A매치 일정이 8월 11일로 예정돼 있어 이번 달 말까지는 후임을 찾으려 했지만 후보들이 잇달아 고사하는 바람에 시간을 두고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이 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평가전이 아니라 2014년이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과연 협회는 어떤 해답을 내 놓을까.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