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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론 팀워크 다져…세계 무대 이변 일구다

입력 | 2010-07-17 03:00:00

고려대 팀, 오스트랄 국제영어토론대회 우승




12일 오스트랄 국제영어토론대회에서 우승한 고려대 팀의 강지수 김민영 윤준빈 씨(왼쪽부터)가 우승 트로피와 증명서를 들고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출처 오스트랄 국제영어토론대회 홈페이지

《12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세인트 앤드루 교회에서 열린 ‘오스트랄 국제영어토론대회’ 결승전. 세계 42개 대학에서 온 101개팀이 경쟁을 벌인 끝에 한국의 고려대 영어토론 동아리 KUDC 팀과 말레이시아의 MMUM대 팀이 결승에서 맞붙었다. 토론 주제는 ‘출국세’. 말레이시아 팀은 ‘정부의 경제적 이익’을 근거로 내세우며 출국세 징수를 찬성했다. 이에 고려대 팀은 ‘사회 취약층의 권리’를 강조하며 역공에 나섰다. 1시간여의 설전이 끝난 뒤 심판진은 5 대 2로 고려대 팀의 손을 들어줬다. 35년의 역사를 지닌 이 대회에서 동북아시아 국가 출신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 팀은 아시아권 영어토론 대회에서는 강세를 보여 왔지만 세계무대에서는 번번이 예선 탈락했다. 이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는 “아시아 학생들에 대한 유럽 심판들의 편견 때문”이라는 불만도 있었다.

세계 최대의 국제 토론대회 중 하나인 오스트랄 국제영어토론대회에서 강지수(23·국제학부) 김민영(21·여·국제학부) 윤준빈 씨(19·정경학부)로 구성된 고려대 팀의 우승은 그래서 커다란 ‘이변’이었다. 더욱이 강 씨와 김 씨는 개인순위에서도 각각 3위와 4위에 올랐다.

우승의 기쁨을 안고 돌아온 고려대 팀은 “팀원 간의 의견 조율이 잘됐다”는 점을 우승 비결로 꼽았다. 팀원 한 사람당 8분씩 말할 기회를 갖는 이 대회에서는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 씨는 “다른 국가 학생들과 문화적 차이가 커 같은 문제라도 접근하는 관점이 달랐다”며 “설득력 있는 예시를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윤 씨는 해외 거주 경험이 없는 ‘토종 국내파’이지만 고1 때부터 친구들과 함께 시작한 영어토론 경력이 4년째다. 그는 “영어토론을 잘하려면 사회적 이슈를 섭렵해야 하기 때문에 신문을 많이 읽었다”며 “여러 대학에서 주최하는 영어토론대회에도 빠짐없이 참가했다”고 말했다. 강 씨는 “매주 한 번씩은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영어토론을 한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국제영어토론대회에서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강팀’으로 꼽힌다. 대학에서 대회 참가자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면서 우수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 참가자들은 대학으로부터 비행기 삯조차 지원받는 것이 힘들다.

한편 내년 7월에는 동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오스트랄 국제영어토론대회가 열린다. 대회 주최자인 중앙대 영어토론 동아리 ‘CUDS’의 김남철 씨(27)는 “한국의 토론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선진 토론문화를 접할 필요가 있다”며 “그동안 국제 대회에 참여하지 못했던 한국 학생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유정민 인턴기자 중앙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이샘물 인턴기자 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