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KIA전 선발등판을 앞둔 SK 김광현이 군산구장 3루 덕아웃에 도착하자 한 구단 직원이 “냉장고에 음료수 가득 넣어놨다”며 웃었다. 미소로 대답을 대신한 김광현은 “제가 좀 많이 마시는 편”이라고 밝혔다. 다른 투수들도 더운 여름날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지만 김광현은 특히 소문난 ‘물귀신’이었다.
이날 김광현을 위해 준비된 음료수는 모두 4.5리터. 아무리 날씨가 더운 날이라고 하지만 한 사람이 마시기에는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김광현은 “한 이닝이 끝날 때마다 500밀리리터 한 병을 다 마신다. 완투하는 날에는 그렇게 9병을 마시니까 4.5리터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음료수의 종류도 가리지 않는다. 맹물부터 이온음료, 건강음료까지 한 이닝을 던지고 나서 손에 잡히는 대로 단숨에 들이킨다. 이처럼 마시는 양이 워낙 많기 때문에 경기 중 공격시간을 이용해 3차례 이상 화장실에 간다. 그렇게 마시면 배가 불러서 공을 못 던지겠다고 농담하자 김광현은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오늘도 한 3kg 정도 빠질 것 같다. 한번 선발등판하면 체중이 3∼4kg 정도 빠진다. 그래서 물을 많이 마신다”고 답한 뒤 “아무리 그렇다고 하지만 사실 내가 생각해도 좀 심하게 마시는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군산|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