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백지훈. [스포츠동아 DB]
컨디션 난조로 올시즌 3경기 출전
윤성효 신임감독 ‘무한신뢰’ 지원
대구전 1골1도움…후반기 기대감
‘잊혀진 파랑새’가 돌아왔다.
수원 삼성 백지훈(25·사진)이 부활의 날개를 활짝 폈다.
2-1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후반 29분에는 호세 모따에게 멋진 스루 패스를 연결해 쐐기 골의 물꼬를 텄다. 2009년 6월 울산 전 이후 무려 1년여 만에 K리그에서 본 골 맛이다. 백지훈은 공격 포인트 말고도 전매특허인 중거리 포와 후반 막판 멋진 마르세유 턴에 이은 로빙 패스를 선보이는 등 90분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신임감독 기대에 부응
백지훈은 ‘승리를 부르는 파랑새’로 불렸다. 그가 골을 넣는 경기마다 팀이 이기면서 이런 별명이 붙여졌다. 2007년과 2008년, 백지훈이 득점한 10경기에서 수원은 단 한 차례만 빼고 모두 이겼다.
그러나 지난 시즌은 완전히 ‘잊혀진 파랑새’였다. 세 차례나 부상을 당하면서도 고군분투했던 2008년과 달리 2009년에는 이렇다할 큰 부상이 없었음에도 컨디션 난조를 보였고 1골2도움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겼다. 부진은 올 시즌에도 계속됐다. 팀이 전반기 정규리그 11경기를 치르는 동안 고작 3경기 출전이 전부. 정규리그 공격 포인트는 아예 없었다.
윤 감독은 “베스트 11이 너무 많이 바뀌면 응집력이 부족해진다. 당분간은 오늘 베스트 11로 선발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최근 기량을 유지한다면 백지훈의 후반기 전망은 밝다.
○최근 활약에 만족할 수 없다
백지훈은 실로 오랜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으면서도 그리 기뻐하지 않았다. 소감 역시 “골을 넣은 것보다 팀이 이긴 게 더 의미가 있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는 것뿐이었다.
“최근 대표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후배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더니 입술을 깨물며 “후배들이 잘 하는 모습은 보기 좋다. 그러나 그런 건 모두 잊고 팀에 집중하겠다. 어렵게 잡은 최근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 나도 대표팀이든 소속 팀이든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대구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