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북한의 이번 ‘예고’에는 몇 가지 아쉬운 대목이 있다. 하류로 방류하겠다면서도 정확한 시점과 방류량을 밝히지 않았다. 언제 얼마만큼을 방류할지 밝혀야 남측 군남댐이 수용 가능한지, 침수 면적이 어느 정도일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측이 정확한 내용을 밝히지 않은 탓에 남측은 방류 여부를 둘러싸고 혼선을 빚어야 했다.
국방부는 19일 오전 7시 반 기준으로 북한이 그때까지 방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는 이날 오전 11시경 “북한이 18일 오후 11시경부터 초당 1000t을 방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18일 오후 ‘방류 예고’만 했을 뿐 이후에는 실제 방류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부기관에서는 연천군 최북단 임진강 수위가 급격히 올라간 시점에서야 북한의 방류를 추정할 수 있었다.
북한이 이런 의구심을 씻어내려면 앞으로 물을 방류할 때 어느 댐에서 언제, 얼마만큼을 흘려보낼지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정부도 북한의 단순한 통보만으로는 임진강의 안전관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남북이 공동으로 수역을 관리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는 것도 그 하나가 될 수 있다. 남한의 유일한 임진강 치수 시설인 군남댐의 저수용량은 7100만 t 규모지만 북한 황강댐 규모는 3억5000만 t으로 알려져 규모로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정부가 임진강의 추가 수방(水防)대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물은 중요한 자원이자 무기가 될 수 있는 만큼 ‘물 관리’ 안보를 방심해선 안 된다.
이동영 사회부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