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하는 작품마다 인기를 끌며 주가를 높이고 있는 연기자 최재환. MBC 새 주말드라마 ‘글로리아’에서는 엉뚱한 웨이터 역을 맡고 시청자를 찾는다.
■ MBC ‘글로리아’서 엉뚱 웨이터 도전…명품조연 최재환
국가대표·파스타 등 서른 편 조연만
“루저 역할 사랑스럽게 보일 때 뿌듯”
1983년생. 올해 27살인 연기자 최재환에게는 벌써부터 ‘명품조연’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그정도 경력이면 이제는 주연에 욕심을 내 볼 만도 한데 최재환은 지난 해 자신을 스타덤에 오르게 해 준 영화 ‘국가대표’ 이후 오히려 조연에 더 욕심을 내고 있다. ‘글로리아’에서도 극 중 주 무대가 되는 나이트클럽 ‘추억 속으로’의 웨이터 박동철 역할을 택했다.
“지금까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웨이터 역할을 꽤 했었어요. 가장 자연스럽게, 그리고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역이라면 전 어떤 역할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글로리아’의 박동철은 비록 분량은 많지 않지만 열려 있는 인물이거든요. 정해지지 않고 만들어가는 캐릭터가 매력적인 것 같아요.”
여러 작품을 통해 웨이터 역에 이미 익숙한데도 그는 지금까지 보여준 웨이터들과는 또 다른 연기를 준비 중이다.
“말투나 행동의 변화로도 충분히 다른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잖아요. 이번에는 전라도 사투리를 쓰고 조금은 어눌한,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도 한없이 작아지는 캐릭터에요. 오지랖이 넓어 구박을 받기도 하고.”
“‘국가대표’가 지금의 저를 알리는 데 최고의 역할을 해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김용화 감독께서 그러셨죠. ‘국가대표’가 저의 인생을 바꾸는 영화는 아니라고. 그저 제가 좀 더 나은 배우가 되는 계기를 제공해 줄 작품일거라고. 감독님의 말씀이 자칫 건방질 수 있는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준 것 같아요. 어쩌다 잡을 수 있는 것들을 쫓다 눈앞에 있는 것을 놓치지 말자고 결심했죠.”
그는 요즘 데뷔 초 출연했던 작품을 찾아서 보고 또 본다. 새 작품을 앞두고 그토록 연기가 하고 싶어 고향 고창에서 상경한 그 때의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아직 연기 철학을 논하기엔 어리지만 나름의 규칙은 있어요. 내가 맡은 캐릭터는 언제나 사랑스러워야 한다는 철칙이요. 어쩌면 세상의 루저일 수 있지만 제 연기로 그 캐릭터가 사랑스러워 보일 수 있다면 전 어떤 역할이든 할 수 있고, 또 할 거예요.”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m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