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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설명하면서 웬 평양개선문 사진?

입력 | 2010-07-21 03:00:00

국가브랜드위 공식 홈피… 北사진물 게재 5개월 방치
취재 시작되자 사진 교체




한국사회를 설명하면서 평양개선문과 주체사상탑 등 북한의 체제 선전물 사진을 올린 국가브랜드위원회 홈페이지.

국가이미지의 전략적 홍보를 위해 지난해 출범한 국가브랜드위원회가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국 사회를 설명하면서 엉뚱하게 평양개선문과 주체사상탑 등 북한의 체제선전물 사진을 관련 사진으로 소개해온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브랜드위원회는 홈페이지의 ‘KNOW’(알아봅시다)라는 코너에서 한국의 정치 경제 역사 문화 등을 문답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인가요 아니면 사회주의 국가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지고 “대한민국 헌법에 의하면 대한민국(남한)은 민주주의 국가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규정되어 있다”라고 답변하는 페이지가 있다. 이때 이해를 돕기 위해 붙인 사진이 평양개선문과 주체사상탑 사진이다. 브랜드위원회는 19일 동아일보의 취재가 시작되자 두 사진을 서울의 월드컵 거리응원 사진으로 즉시 대체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런 착오는 설명문 작성 및 사진게재 업무를 2개의 외주업체에 맡기면서 발생했다. 한국홍보 영문 자료를 주로 작성해 온 한 외주업체가 처음에는 남북한 정치체제를 모두 다루는 글을 썼다가 편집과정에서 북한 부분을 뺐지만, 사진 담당 업체는 이를 모른 채 북한 사진을 올렸다는 게 위원회의 설명이다.

왜 애초에 북한 사진만을 쓰려고 했느냐는 질문에 위원회 관계자는 “홈페이지 내 다른 코너에 한국 사진이 충분히 실렸기 때문에 해당 페이지에선 북한 사진만을 쓰려 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위원회의 인력 부족 등으로 시간에 쫓기면서 이런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2월에 홈페이지 제작이 완료된 뒤 5개월이 지나도록 위원회의 그 누구도 그런 오류를 발견하지 못한 채 방치돼 왔다는 점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홈페이지가 초기 단계여서 방문자 수가 적었고, 내부에서도 화면을 꼼꼼히 챙기지 못하면서 생긴 잘못”이라고 말했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장관급 위원장을 포함해 공무원, 공기업 및 민간기업 파견자 등 3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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