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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뒷 신촌’ 노고산동 ‘글로벌 특구’로

입력 | 2010-07-21 03:00:00

■ 市-마포구 ‘문화-관광’ 특화 개발 본격화




재래시장, 한옥 등이 있던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이 최근 변하기 시작했다. 31년 된 ‘강화터미널’(왼쪽)이 최근 음악 분수가 나오는 공원으로 바뀌었다. 또 길게 늘어선 재래시장에는 복합문화공간과 광장이 들어선다. 서울시와 마포구는 이 지역을 문화관광특구로 만들겠다는 통합 계획을 세웠다. 사진 제공 마포구청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49-53에 위치한 강화운수 정류소는 ‘강화터미널’로 더 유명한 곳이었다. 강화운수는 인천 강화도에서 경기 김포시를 거쳐 서울 신촌 사이를 운행하는 시외버스 회사. 노고산동 정류소는 이 버스의 서울 지역 종점이었다. 1979년 처음 지어진 이 터미널은 30년 넘게 신촌과 노고산동을 대표하는 곳이었다.

그러던 이곳이 최근 변했다. 버스 서너 대가 주차해 있던 약 1600m²(약 484평)의 공간에 풀과 나무가 심어졌고 터미널 중앙에는 음악분수가 들어섰다. 간이의자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목재형 공원 의자에 앉아 여유를 즐기고 있다. 5월 시외버스가 시내 직행 좌석버스로 바뀌게 되자 마포구가 터미널 공간을 개방형 공원으로 만들었다. 마포구는 두 달간의 공사 끝에 이달 9일 이곳을 개장했다.

18일 오후 이 공원에서 만난 주민들은 “동네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입을 모았다. 바로 앞 재래시장 자리에도 공원과 광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른바 노고산동의 변신 시대다.

○ 분수공원 복합쇼핑몰 광장…


노고산동은 신촌 오거리에서 서강대교 쪽 방면에 위치한 동네다. 젊음의 거리로 통하는 신촌과 예술 동네 상수동 홍익대 앞 사이에 끼어 있어 ‘뒷신촌’이라 불리기도 한다. 군데군데 한옥이 있고 그 옆에는 재래시장과 강화터미널이 있어 ‘신촌에서 가장 낙후된 곳’으로 알려졌다. 그런 노고산동에 대해 최근 서울시와 마포구가 개발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9일 강화터미널 터에 새로 개장한 공원에 대해 마포구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시외버스가 시내버스로 바뀌어서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터미널 내 담벼락이나 간이사무소 등이 낡고 오래돼 예전부터 ‘흉물’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일대에 아파트나 원룸들이 들어서자 사람 중심의 친환경 공간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마포구는 서울시에서 예산 지원을 받아 이곳에 대왕참나무 등 나무 5500여 그루를 심었다.

40년 가까이 노고산동을 대표하던 재래시장 상가 ‘다주쇼핑센터’도 바뀐다. 마포구는 현재 길게 이어진 이 상가 자리에 80m 이상의 높은 건물을 지을 계획을 세웠다. 이 건물은 쇼핑과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로 지을 예정이다. 건물 앞에는 광장형 공원도 만든다. 다주쇼핑센터는 지구 단위 계획 중 특별 계획 구역으로 지정됐으며 현재는 서울시와 마포구가 세부 개발 계획안을 만들어 협의 중이다. 서울시 도시관리과 관계자는 “다주쇼핑센터는 이미 4년 전부터 개발을 추진하려고 했던 곳이나 길게 이어져 있고 지하에 하수도도 있어 새로 건물을 짓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 통합 개발 계획은 처음


노고산동의 변신은 올해 2월 서울시가 노고산동 일대를 ‘문화관광특구’로 바꾸겠다는 큰 그림을 발표하면서 본격화됐다. 서대문구 창천동과 대현동, 마포구 노고산동 일대 약 54만 m²(약 16만 평) 곳곳에 관광안내소를 설치하고 글로벌 대학 축제를 개최하게 하는 등 ‘글로벌’을 주제로 한 동네로 바꾸겠다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경의선 신촌역부터 신촌로터리, 경의선 공원(용산에서 가좌역을 잇는 6.3km 경의선 철길 사이 노고산동 부분)까지 1.1km 구간을 걷고 싶은 ‘글로벌 아카데미 스트리트’로 개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서울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그동안 노고산동 개발은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이루어져 왔다”며 “주제를 갖고 동네가 바뀌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