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력 500마력 넘는 괴력 세단 속속 국내 상륙
그래픽 이고운 leegoun@donga.com
최고 출력 500마력이 넘는 차들이 앞 다퉈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상륙하고 있다.
재규어 ‘올 뉴 XJ’, 메르세데스벤츠의 ‘뉴 SLS AMG’, 벤틀리의 ‘컨티넨탈 시리즈 51’ 등이 7월 들어 판매를 시작한 대표적인 고출력 차량들이다.
중형 세단의 경우 200마력만 돼도 ‘힘깨나 쓴다’는 소리를 듣는 것을 감안하면 500마력이 넘는 차는 ‘괴력’이라는 말로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실제로 주행해 보면 200마력 정도면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현대자동차 ‘쏘나타 2.4 GDI’ 모델이 201마력이고, 올해 상반기에 국내 수입차 중 판매 1위를 차지한 메르세데스벤츠 E300도 출력이 231마력이다.
출력이 높다는 것은 단지 엔진의 우수성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통상 자동차회사들은 출력에 비례해 첨단 안전장치와 편의장치를 업그레이드한다.
그런 의미에서 500마력이 넘는 차에는 그 회사가 가진 모든 기술이 집결돼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 회사들이 출력이 높은 고성능 차를 잇달아 들여오는 것은 수요가 받쳐 주기 때문”이라며 “다른 사람에게 과시하기 위해 수입차를 사는 수준을 넘어 운전의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성능이 좋은 차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판매 시작 전 국내 배정 물량 소진
12일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 재규어의 주력 세단인 ‘올 뉴 XJ’의 최상위 모델은 디자인이 우아한 럭셔리 세단이지만 힘은 천하장사급이다. 신형 5.0L V8 슈퍼차저 엔진은 최고출력 510마력, 최대 토크 63.8㎏·m의 힘을 지녔다. 제로백(시속 0에서 100㎞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4.9초다.
재규어 특유의 디자인에 성능이 결합돼 국내 시장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억대가 넘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사전계약을 통해 초기 물량 150대는 모두 판매가 완료됐다. 가격은 5.0L 슈퍼차저 모델이 2억840만 원, 가장 저렴한 모델인 3.0L 디젤이 1억2990만 원.
이동훈 재규어코리아 대표는 “올 뉴 XJ가 선사하는 매혹적인 아름다움과 역동성 넘치는 주행 성능, 그리고 대담하면서도 혁신적인 디자인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자동차를 만들고자 하는 재규어의 철학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벤틀리코리아는 7일 12기통에 6.0L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해 출력이 560마력에 이르는 ‘컨티넨탈 시리즈 51’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이 차는 최대 토크 66.3㎏·m를 뿜어내며 최고 속도는 시속 318㎞에 이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은 4.8초다. 이 모델은 벤틀리 영국 크루 공장의 전담 스타일링 팀이 출범한 지 51주년이 된 것을 기념해 제작한 모델이다. 국내에는 컨버터블 2대와 쿠페 1대 등 총 3대가 배정됐는데 컨버터블 2대는 모두 판매됐다. 가격은 3억 원 대로 주문 사양에 따라 달라진다.
이 밖에 지난해 10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아우디의 슈퍼 스포츠카 ‘R8’(최고 출력 525마력), 포르셰의 ‘파나메라’(최고 출력 500마력) 등이 힘에서는 빠지지 않는 수입차들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뉴 SLS AMG’
차체는 대부분 알루미늄으로 돼 있다. AMG로는 알루미늄으로 만든 첫 차라고 한다. 공차 무게가 1700㎏이다. 차의 특성에 비해 가벼운 차체에 6.3L 엔진까지 달았으니 달리는 게 아니고 살짝 날아다닌다고 해도 무방하다. 최고 속도는 시속 317㎞,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8초에 불과하다.
디자인은 1950년대를 풍미했던 전설적인 스포츠카 ‘300 SL’의 혈통을 이어받았다. 문을 열고 닫는 방식이 ‘걸 윙’ 타입이다. 옆으로 여는 것이 아니고 아래위로 여닫는 방식이다. 양쪽 문을 열면 갈매기가 날개를 펼친 듯한 모습이다.
각종 첨단 장치도 들어가 있다. 트렁크에는 일체형으로 리어 스포일러가 내장돼 주행 속도가 시속 120㎞를 초과하면 자동적으로 작동해 더욱 안전하게 고속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어댑티브 브레이크 라이트와 3단계 ESP가 기본으로 적용됐다. 또 벤츠 최초로 1000W 출력의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이 기본으로 적용돼 11개의 고성능 스피커가 최적화된 사운드를 제공한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