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따라올 수 없다, 강렬한 존재감
그 강렬한 디자인의 차가 영화를 위해 만든 콘셉트 카가 아니라 실제로 팔리고 있는 차라고 해서 놀랐고, 한국에서 팔리는 2세대 모델이 영화에 나온 1세대 모델과 외관은 별반 차이가 없어 기대를 한껏 했다. 그래서 시승차를 받아 보니 정말 영화에서 봤던 것처럼 디자인이 강렬하긴 했는데…, SF 영화와 한국 도로는 느낌이 좀 달랐다.
GM코리아에서 받아 시승한 모델은 ‘CTS 3.0 퍼포먼스’다. 호오(好惡)를 쉽게 말할 수 없는 이 디자인에 대해 주변에 의견을 물어보니 4명 중 3명, 또는 3명 중 2명은 ‘이상해, 자동차가 각이 졌어’라는 떨떠름한 반응이고 나머지 1명은 ‘정말 멋져, 완전 폼 나’라고 열렬하게 응답한다. 유선형 차가 많긴 많은 모양이다.
각진 선들이 수평선 수직선으로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은 내부 인테리어도 마찬가지인데 그 디자인의 일관성에는 일단 높은 점수를 주고 싶으며, 그와 별도로 센터페시아는 상당히 예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데다 사용하기에도 편리하다. 외관이 커 보이는 것 못지않게 내부는 넉넉하니 잘 빠졌으며, 몸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시트도 마음에 들고 오디오 성능도 뛰어나다.
실제로 주행을 해보니 최고 출력 275마력이라는 신형 3.0L V6 직분사 엔진이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차를 받쳐주고, L당 9.4km인 연료소비효율은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렉서스의 동급 차량 못지않아 ‘미국 차들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실감하게 해준다.
그런데 똑같이 호평을 듣는 포드의 ‘신형 토러스’와는 ‘미국 차’를 탈피하는 방향이 좀 다른 것 같다. 신형 토러스가 일본 세단의 부드러운 승차감과 넓은 차체를 닮았다면, CTS는 알뜰한 차체와 딱딱하면서 스포티한 주행감으로 독일계 세단을 지향했다고 할까.
다만 가속과 브레이크 페달의 응답이 다소 느린 것은 답답했다. 가격은 부가가치세 포함 △3.0 럭셔리 4780만 원 △3.0 퍼포먼스 5650만 원 △3.6 프리미엄 6380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