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는 단일민족, 배달민족을 강조하면서 외국인에게 이중적 잣대를 갖다 대며 타 문화를 이질적으로 생각하고 배척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오늘날 우리는 첨단지식과 정보가 만연하는 지구촌 사회에서 산다. 급변하는 지구촌 사회에서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배타적 사고와 편협한 자세는 시대착오적이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 사회가 다문화사회로 변모하리라는 점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변화의 물결을 누구도 거역할 수는 없다. 다문화사회라는 변화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문화의 상대성을 인정해야 한다. 국내에 거주하는 많은 결혼이주여성과 외국인은 한국의 경제발전, 농어촌 가정 형성, 한국 문화의 소개, 국제적 이미지 향상 등 여러 점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우선 국민 모두가 문화의 다양성과 상대성을 인정하고 열린 문화의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결혼이주여성의 가정과 외국인에게 체계적인 한국어를 습득할 수 있는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 저소득 계층인 다문화가정에 소득 증대를 위한 다양한 직업훈련 기회를 주고 취업을 알선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언어 구사 능력의 결여로 학습 부진을 겪는 다문화가정 자녀에게는 빈곤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 방과 후 학교나 튜터(Tutor)제도를 통한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 또 결혼이주여성이 생소한 문화와 환경에 더 잘 적응하도록 같은 국가 출신끼리 유대를 강화할 수 있는 활동 기회를 마련해 줘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획일적인 지원 정책보다는 거주 인원, 성격, 지역별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다문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결혼이주여성과 한국 남성의 결혼을 주선할 때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관리로 사기결혼이나 매매혼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 외국인 차별 금지, 인격 존중, 인권 보호 등 법적 제도적 대책을 마련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하늘에 떠 있는 무지개 빛깔도 빨주노초파남보의 일곱 가지 색깔이 어우러질 때 아름답고 보기가 좋다. 국제화 세계화 개방화 정보화 사회에서 외국인이 차별 없이 잘 사는 일은 아름답고 건강한 선진국가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송태호 경기대 교수·한국청소년정책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