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그가 인턴을 시작한 이유는 순전히 호기심 때문이었단다. ‘똑똑한 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는 그곳에서 내가 과연 또 어떤 대단한 것들을 배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을 안고 시작했다고 한다. 인턴을 하며 그가 새삼 깨달은 점은 평소 만나던 친구보다 똑똑한 사람, 센스 있는 사람, 인간적인 사람은 찾기 어렵다는 사실.
정말 그랬을까. 내 친구와 함께 인턴에 선발된 그들은 분명히 높은 외국어 구사 능력에 장학금을 차지할 만큼 똑똑하고, 주위 사람을 웃길 줄 아는 센스가 있고, 슬픈 영화를 보며 눈물을 훔치는 인간적인 사람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 친구가 그렇게 느낀 건 만난 자리가 취업경쟁이 가득한 또 하나의 전쟁터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턴은 서로에게 정규직 취업을 위한 또 한 명의 경쟁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그들은 관심 있는 직종이 적성에 맞는지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는 말을 씁쓸히 되새기며 새로운 경쟁을 준비한다. 치열한 사회의 문턱에서 내가 원하는 직종의 즐거움을 맛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인턴생활의 치열함에 힘이 들었는지 친구는 농담 삼아 제안한다. 친구끼리 뭉쳐서 창업하자고. 우린 아직 사회로 나갈 준비가 덜 된 건지 모르겠다.
이재동 고려대 언어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