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첫인상에 실망? 비범한 코너링에 감탄!
스바루는 국내에 4기통에 무단 변속기를 장착한 2.5L와 6기통에 5단 자동변속기를 단 3.6L 등 두 가지 레거시 모델을 출시했는데 시승한 차량은 2.5L 모델(사진)이었다. 최고출력은 172마력, 최대토크는 23.5kg·m으로, 최고출력 175마력에 최대토크가 23.6kg·m인 도요타 캠리와 비슷했다.
인상적이지 않은 차의 외관과 달리 승차감은 인상적이다. 다른 세단에서는 볼 수 없던 독특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려도 차가 바닥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들어 안정감이 느껴진다. 고속으로 달리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배가 고요한 바다를 헤쳐 나가듯이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이런 기계적인 우수성 덕분에 레거시는 전문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다. 미국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인 에드먼즈닷컴이 페런츠매거진과 공동 주관한 ‘2010 베스트 패밀리카’에 선정됐고, 미국 금융전문지인 키플링어가 매년 발표하는 신차 구매가이드에서 올해 2만5000∼3만 달러 부문 ‘베스트 신차’로 뽑히기도 했다.
미국에서 기술적인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국내 판매 성적은 저조하다. 2.5L와 3.6L 모델을 합쳐도 5월과 6월 레거시 판매량은 62대. 판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낮은 인지도에 비해 높은 가격 때문으로 보인다. 2.5L가 3690만 원, 3.6L가 4190만 원으로 경쟁 모델보다 100만∼200만 원 비싸다. 감성 품질도 국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