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寬則得衆, 信則民任, 敏則有功 세 구절은 ‘陽貨(양화)’편의 ‘子張問仁(자장문인)’ 章(장)에서 공자가 仁에 대해 말한 내용과 겹친다. 그래서 세 구절은 衍文(연문·군더더기 어구)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陽貨’편에 보면 자장이 仁에 대해 물었을 때 공자는 恭(공) 寬(관) 信(신) 敏(민) 惠(혜)의 다섯 가지를 천하에 실행하면 그것이 仁이라고 대답하고, 그 아래서 이렇게 부연했다. ‘恭則不侮(공즉불모)하고 寬則得衆(관즉득중)하고 信則人任焉(신즉인임언)하고 敏則有功(민즉유공)하고 惠則足以使人(혜즉족이사인)이니라.’ 공손하면 모욕을 받지 않고 너그러우면 많은 사람을 얻게 되며 성실하면 남이 나를 의지하고 민첩하면 공적을 세우고 은혜로우면 충분히 사람을 부릴 수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의 公則說은 군주가 公平無私(공평무사)하면 백성들이 모두 만족하여 기뻐한다는 뜻이다. 說은 悅(열)과 같다.
‘堯曰’편은 후대에 덧붙인 듯하고 그 취지도 ‘논어’의 중심사상과 조금 다르다고 한다. 하지만 楊時(양시)라는 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논어’는 모두 성인의 隱微(은미)한 말씀인데, 제자들이 전하고 지켜 이 도를 밝힌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편에서는 요임금과 순임금이 명령하신 말씀, 탕왕과 무왕이 군사들 앞에서 맹세한 뜻, 그리고 政事(정사)에 시행한 일들을 자세하게 기재하여 聖學(성학)이 전하는 바가 이렇게 한결같음을 밝혔다.” ‘堯曰’편이 오히려 ‘논어’ 전체의 大旨(대지)를 드러내어 밝혔다고 본 것이다. 무시할 수 없는 발언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