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하루전에 문제 바뀌고 지도교수가 심사위원 참여
‘말’ 많았던 토론대회

이 토론대회의 뒤풀이 자리에서 나온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대회 자체의 운영 방식을 놓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국회의장이 주관하는 이 대회는 대학생 사이에서 권위 있는 대회로 알려져 각 대학 출전 팀을 2개로 제한하고도 전국에서 190여 개 팀이 참가해 왔다.
당초 제시된 문제는 ‘핸드폰 위치추적의 적용 범위는 사적 용도로 확대돼야 한다’였지만 ‘아동 성범죄 용의자의 얼굴 사진 등 개인신상정보는 공개되어야 한다’로 바뀌었다. 국회사무처는 “기존 문제가 논쟁하기에 애매한 주제라고 판단해 급히 바꿨다”고 해명했으나 학생들은 “기존 문제로도 충분히 논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심 이후 매번 토론주제를 바꿔 5차례 정도 토론을 한 뒤 마지막으로 결승전 토론을 벌인다.
심사위원들의 자질 문제도 제기됐다. 참가 학생들에 따르면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일부 국회의원은 수시로 자리를 비웠고 일부 교수가 졸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고 한다. 한 심사위원은 대회 홈페이지에 “심사위원에 대한 충분한 사전교육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또 박희태 국회의장은 결승전 토론 주제가 ‘로비스트법 도입에 대한 찬반’임을 염두에 둔 듯 개회사에서 “국회의원도 먹고살아야 되지 않겠나. 요즘 의원들은 끝나고 나서 집 한 채도 없이 나가는 사람이 있다. 로비스트법을 도입해 의원도 먹고살게 해줘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 학생은 “국회의원의 돈벌이 얘기는 어떤 취지에서 한 건지 오해의 소지가 다분해서 다들 의아해했다”고 말했다. 이에 국회사무처는 “의장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던진 농담”이라고 해명했다.
신중돈 국회사무처 홍보기획관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대회의 심사위원은 전국 각 대학에서 토론 팀을 지도했거나 각급 토론대회 심사 경험이 있는 교수 등을 중심으로 총 66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공정하고 엄격하게 심사했다”고 밝혔다.
▲ 동영상 = 강용석 의원의 고교시절 장학퀴즈 출연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