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장서 1500만원대 훔쳐
지난달 23일 오후 6시 반경. 경남 마산시 인근 포구에서 1.5t급 선박이 시속 50km로 바다를 향해 달려 나갔다. 이 선박은 3시간을 달려 전남 여수시 삼산면 손죽도 앞 200m 해상까지 갔다. 배에 타고 있던 임모 씨(48) 등은 손죽도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 들어가 10여 분 동안 전복을 훔친 뒤 마산으로 되돌아갔다.
육군은 이 선박의 고속 질주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레이더장비로 추적했고, 초병이 카메라로 촬영까지 했다. 심지어 열상감시장비(TOD)로 선박의 형태를 확인했다. 육군은 ‘밤 시간대에 고속 운항을 해 추적했으나 특이한 점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해경은 다음 날 손죽도 양식장으로부터 전복을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해경은 양식장 부근에 왔던 선박을 조사하던 중 육군으로부터 문제의 선박을 촬영한 화면을 입수했다.
전남 여수해양경찰서는 22일 해녀들이 잡은 시가 1500만 원 상당의 전복 180kg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임 씨 등 2명을 구속했다. 임 씨 등은 처음에는 범행을 부인했으나 초병이 촬영한 선박 사진과 TOD 영상을 제시하자 범행을 인정했다. 해경은 임 씨 계좌에 상인들이 30여 차례에 걸쳐 5000여만 원을 입금한 점을 감안해 이들이 수산물 전문 절도단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