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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위 노심초사 vs 집집마다 일왕모셔야

입력 | 2010-07-23 03:00:00

안중근의사 ◀◀◀ 1910년 한일강제병합 전후 ▶▶▶ 친일파이완용




■ 서예박물관 근현대사 인물 ‘붓 길 역사의 길’展

안중근 의사가 1910년 사형선고를 받고 뤼순감옥에서 나라를 걱정하며 쓴 시(왼쪽), 1905년 을사늑약 당시 민영환이 자결하기 전 명함에 쓴 유서(가운데), 이토 히로부미와 친일파 조중응 박제순이 서로를 치켜세우며 쓴 시. 사진 제공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

‘집집마다 일본 일왕을 모시는 것 천추의 사업이니/바로 공명을 이룸이 이때에 있다.‘(堂堂神武千秋業 正是功成在此時·당당신무천추업 정시공성재차시)

친일파 이완용이 1910년 한일 강제병합 전후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친일시다. 대한제국을 이미 없는 나라로 치부하고 나라를 팔아넘겼던 그의 친일행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시다. 1910년 중국 뤼순감옥에 수감됐던 안중근 의사는 이와 정반대로 조국의 독립을 갈망하는 시를 남겼다. ‘國家安危 勞心焦思(국가안위 노심초사)’

서울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이 23일부터 8월 31일까지 친일과 항일, 남북공동정부와 남한단독정부 등 근현대사에서 반대 입장에 선 인물들의 필적을 비교한 ‘붓 길, 역사의 길’전을 개최한다. 글과 그림 등 100여 점이 전시된다.

이 가운데 이토 히로부미와 친일파 조중응 박제순이 한 장의 종이에 각자 쓴 칠언시는 처음 공개되는 자료. 이토의 글이 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이 작품은 을사늑약 이후 자결한 민영환이 명함에 쓴 유서와 대비해 전시한다.

이동국 수석 큐레이터는 “이완용의 글씨는 크기가 들쭉날쭉하고 곡필이라 눈치를 잘 보는 성격이 드러나고 안중근의 글씨는 찌를 듯 날카롭고 반듯하다”고 말했다. 매주 월요일 휴관. 02-580-1300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