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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강댐의 1.56배 전력 생산… 에너지-환경 ‘두 토끼’ 잡는다

입력 | 2010-07-26 03:00:00

내년 5월 가동 시화호 조력발전소 위용 드러내




23일 오후 찾은 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작은가리섬에는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축구장 12개 규모의 땅 위로 거대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2004년 12월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하고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시공하는 국내 최초의 조력발전소 건설사업이 첫 삽을 뜬 지 5년 7개월의 세월이 흐른 결과였다.

총사업비 3135억 투입

작은가리섬은 경기 시흥시 오이도와 안산시 대부도를 잇는 길이 11.2km 시화 방조제의 중간지점에 해당한다. 시화호 간척사업을 목표로 1994년 조성된 방조제로 갯벌이 썩어 들어가고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시화호는 ‘죽음의 호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환경단체 등 각계의 반발이 잇따르자 정부는 2000년 방조제 수문을 열고 담수호였던 시화호를 해수호로 바꿨다. 2002년에는 당초 계획을 바꿔 △시화호 수질 개선 △국가 에너지 자립도 상승 △관광자원 개발을 목표로 조력발전소 건립 계획을 확정했다.

발전소 용지의 높이는 해발 ―10m 지점이지만 공사를 위해 설치한 가물막이 덕분에 공사 인력들이 평지처럼 걸어 다니며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8월 가물막이 제거 작업이 시작돼 10월경 물이 차오르면 발전소는 볼 수 없게 된다.

총사업비 3135억 원이 들어간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2만5400kW 규모의 발전기 10대를 돌려 밀물 때 최대 25만4000k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현재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인 프랑스 랑스발전소 생산량보다 1만4000kW 더 많다. 연간 생산량도 5억5270만kWh로 소양강댐의 약 1.56배에 이른다. 인구 50만 명 규모의 도시가 소비하는 양이다.

시화호 조력발전소의 핵심은 물속에 위치한 10개의 발전기. 프로펠러가 달린 대형 어뢰 같은 모양의 발전기는 바닷물의 낙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방조제의 바다 쪽 수위가 높아지는 밀물 때 발전기가 있는 곳의 수문을 열면 바닷물이 빠르게 흘러들어와 발전기의 프로펠러를 돌리면서 전기를 생산한다.

썰물 때는 발전기를 돌리지 않고 발전기 옆 수문 8개를 열어 방조제 안에 갇혀 있던 바닷물을 최대한 빼낸다. 대우건설 시뮬레이션 결과 발전기와 수문을 통해 하루에 오가는 바닷물의 양은 1억6000만 t으로 시화호 전체 수량(3억2000만 t)의 절반에 해당한다. 발전소가 가동돼 해류가 순환하면 평균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현재의 3.7ppm에서 바깥 바다와 같은 2ppm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이어 ‘수출효자’ 될 수도

대우건설에 따르면 시화호 조력발전소 하나로 연간 석유 86만2000배럴의 수입 대체효과와 31만5000t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발전소를 내년 5월부터 본격 가동하면 사업 계획 당시에는 의도하지 않았던 탄소 거래를 통한 외화 획득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영식 대우건설 현장소장은 “앞으로는 조력발전 등으로 줄인 탄소 배출량만큼 배출권을 외국에 팔 수 있게 된다”며 “청정에너지 사업은 단순히 원유 수입을 대체하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수출 효자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산=나성엽 기자 cpu@donga.com